"나이 들어서 힘들지만, 팀을 위해…" 39세 백업 포수의 홈런포, 그 후 LG의 타선이 불타올랐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나이 들어서 힘들지만, 팀을 위해 더 해야 한다."

허도환(LG 트윈스)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9번 타자 포수로 출전해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허도환은 2회말 2사 주자 2, 3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나왔다. 3B2S 풀카운트에서 커크 맥카티의 147km/h 포심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맞췄지만,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하지만 허도환은 두 번째 타석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3-2로 앞선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맥카티의 146km/h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솔로아치를 그렸다. 타구속도 170.9km/h의 빠른 타구가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올 시즌 2호 홈런이다. 2개의 홈런 모두 SSG를 상대로 터뜨렸다.

이후 맥카티가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후 4회에만 3점을 더 허용했고 7번 타자 문성주의 타석에 앞서 이로운과 교체됐다. 허도환부터 시작된 공격으로 맥카티를 조기 강판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LG는 5회에도 2점을 추가하며 달아났다. 이후 SSG에 6회와 7회 그리고 9회에 각각 1점씩 허용했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9-5로 승리했다.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허도환은 "무엇보다도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고, 연승해서 더 좋다"며 "투수가 몸쪽 빠른 공을 잘 던지는 투수라 포심패스트볼만 생각했고,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허도환은 올 시즌 백업 포수로 활약하며 36경기 6안타(2홈런) 7타점 6득점 타율 0.150을 기록 중이다. 그는 "(경기 출전이 규칙적이지 않아서) 힘들고, 나이 들어서 더 힘들지만 야구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팀을 위해서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허도환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임찬규는 1회 최주환, 최정, 한유섬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실점 했다. 3회에는 최정에게 2루타, 한유섬에게 몸에 맞는 공, 박성한에게 볼넷을 내준 뒤 하재훈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후 추가 실점하지 않고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11승(3패)을 챙겼다.

허도환은 "초반에 코스 안타들이 나와서 투수 리드 패턴을 조금 바꿨다. 오늘 찬규의 포심패스트볼이 너무 좋아서 포심패스트볼 위주로 패턴을 바꿨고, 그 점이 잘 통한 것 같다"고 전했다.

잠실=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