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찬호가 나갈 타이밍이…”
‘타이거즈 특급’ KIA 박찬호(28)는 올 시즌 115경기서 타율 0.302 3홈런 48타점 64득점 29도루 OPS 0.740 득점권타율 0.343으로 맹활약했다. 9번 타순과 1~2번 타순을 오가며 트리플세터(박찬호, 김도영, 최원준)의 핵심 노릇을 했다.
그런 박찬호는 12일 대구 삼성전서 3유간 깊숙한 타구를 날린 뒤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하다 왼쪽 네 번째 손가락 인대를 다쳤다. 박찬호가 빠지니 확실히 하위타선과 상위타선, 상위타선과 중심타선의 흐름이 단절된 느낌이 있다. KIA가 4연패에 빠진 과정을 돌아보니 박찬호(28)의 공백이 꽤 크게 느껴진다.
아주 심한 손상은 아니어서 1군에서 빠지지 않았다. 김종국 감독은 박찬호를 여차하면 대수비 혹은 대주자로 쓰겠다는 방침이다. 수비할 때는 왼손에 글러브를 끼고, 주루할 때도 주루 장갑을 끼기 때문에 최소한 보호가 된다는 이유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경기에 나서긴 쉽지 않은 컨디션이라고 봐야 한다. KIA 한 관계자도 현 시점에선 무리하지 않는 게 맞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확대엔트리가 적용된 상황이 아니라면, 부상자명단에 등재돼 확실하게 손가락을 돌보는 게 맞다. 박찬호는 이후 개점휴업 중이다.
현 시점에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1군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1군 엔트리에 있지만,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종국 감독도 17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15일 광주 두산전 팽팽한 승부에 박찬호 기용 타이밍을 잡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기용하는 게 맞다.
박찬호가 이탈하면서 김도영이 박찬호의 역할을 물려 받았다. 그러나 김도영이 리드오프로 나서자 공교롭게도 타격 흐름이 좋지 않다. 13일 광주 롯데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서 12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2할9푼대와 3할대 초반을 오가던 타율이 0.287까지 떨어졌다. 김도영은 17일 광주 두산전을 마치고 특타에 나서는 등 타격감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수비는 실책 하나가 나왔으나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김도영 대신 3루수로 나선 최정용과 변우혁은 간혹 불안한 3루 수비를 보여줬다. 사실 수비를 못 한 건 아니었는데 공교롭게도 실책 하나가 경기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변우혁의 경우 16일 1군에 복귀했고, 17일 경기서 8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로 선전했다.
그러나 3회초 2사 1루서 김재호의 타구에 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외야로 빠트렸다. 이 실책이 두산의 결승점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말았다. 이후 강습타구, 파울 뜬공 등을 잘 처리했다. 종합하면 나쁜 경기력은 아니었으나 전형적으로 꼬인 경기였다.
박찬호가 빠진 건 KIA 5강행에 분명한 위기이자 난제다. 팀이 4연패에 빠졌고 급박한 상황인 건 맞다. 그러나 김도영과 변우혁에겐 오랜만에 맡은 새로운 롤에 어느 정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박찬호를 조기에 복귀시킬 수도 없으니, 차분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 김도영과 변우혁에게서 한 방만 터지면 시너지가 날 가능성이 크다.
김종국 감독은 최근 김도영의 타격 부진에 대해 "타순을 신경 안 쓰고 해야 한다. 투수와의 싸움만 잘 하길 바란다. 아직 경험이 적어서 그럴 수도 있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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