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어쩌면 4연패 자체보다 더 뼈아플 수도 있다. KIA는 끝내 라울 알칸타라(31, 두산)에게 위협적인 모습을 못 보여줬다.
KIA가 9연승 이후 3승6패로 하락세다. 최근 4연패로 5위로 내려앉았다. 6위 SSG와 겨우 0.5경기 차라서 절대 안심할 수 없다. 한때 2~3위까지 넘봤지만, 이젠 현실적으로 5위 수성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SSG의 추락이 심상치 않은 건 사실이다.
SSG는 후반기 들어 급격히 추락 중이다. 별 다른 반전 동력을 못 만들어내는 게 사실이다. KIA도 두산도 절대 안심할 수 없지만, 지금 분위기가 10월까지 이어질 경우 두산과 KIA가 포스트시즌에 함께 진출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두 팀이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장소가 어디든, 이럴 경우 두산은 자신감을, KIA는 긴장감을 가질 듯하다. 올 시즌 두산이 KIA에 10승4패로 절대 우세하기 때문이다. 15일에는 KIA 필승계투조를 무너뜨렸고, 17일에는 에이스 맞대결서 판정승했다.
두산과 KIA의 올 시즌 승부가 일방적으로 흘러가는데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영향력이 크다고 봐야 한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27경기서 13승6패 평균자책점 2.36, 171.1이닝 동안 147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피안타율 0.227에 WHIP 1.03, 퀄티스타트 21회.
점수를 좀 주더라도 꼬박꼬박 6~7이닝을 소화하는 스타일이다. 장기레이스에 최적화된 에이스다. 올 시즌 6이닝 미만이 단 5경기였다. 물론 4실점 이상 대량실점도 단 세 차례다. 한 마디로 계산이 되는 특급에이스다.
그런 알칸타라는 올 시즌 KIA를 상대로 4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1.50이다. KIA 타자들은 알칸타라에게 4경기, 24이닝 동안 단 4득점에 그쳤다. 삼진 24차례를 당하면서도 안타도 23개를 쳤다. 알칸타라 상대 타율 0.253으로 아주 나쁜 건 아니다. 그러나 적시타를 못 쳤다. 알칸타라는 17일 광주 경기서도 6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5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50.6km다. 17일 경기서도 평균 152km에 최고 1534km를 찍었다. 중요한 건 패스트볼보다 포크볼이 더 위력적이라는 점이다. 물론 패스트볼이 빨라서 포크볼 효과가 극대화되는 측면은 있다. 어쨌든 피안타율은 패스트볼 0.230, 포크볼 0.192다.
결국 KIA 타자들도 고비마다 알칸타라의 포크볼에 당했다고 봐야 한다.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공략이 힘들다. 실제 KIA가 두산과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치른다면, 두산 이승엽 감독은 고민을 전혀 하지 않고 알칸타라를 1차전 선발투수로 낼 것이다.
KIA로선 알칸타라를 공략하지 못하면 준플레이오프 혹은 플레이오프 그 이상까지 못 올라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질 만하다. 정규시즌서 두산을 누르고 3위 이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그래도 두산이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치고 올라오면 결국 알칸타라를 또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
KIA는 8월31일 광주 NC전서 KBO리그 최고 에이스 에릭 페디를 제대로 공략했다. 당시 3이닝 동안 8안타 3볼넷에 7득점했다. 페디는 무빙패스트볼도 보유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알칸타라보다 약간 더 까다로울 수 있다. 그러나 당시 페디가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적지 않았다. 그걸 잘 친 KIA 타자들의 응집력도 좋았지만, 어쩌면 알칸타라의 컨디션이 안 좋길 바라야 할 수도 있다.
그 정도로 올 시즌 알칸타라가 위력적이다. 페디에게 가려 저평가된 측면이 크다. 알고 보면 최다이닝 1위, 평균자책점, WHIP 2위, 다승 3위, 탈삼진, 피안타율 4위다. 스탯티즈 기준 WAR 5.35로 페디(5.65)에 이어 리그 5위이자 투수 2위다.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오를 경우, 알칸타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정규시즌서 한번도 제대로 공략 못한 KIA로선 특히 부담스러운 존재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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