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의리가 아시안게임에 갈 때 산체스가 돌아오면 좋겠다.”
KIA 김종국 감독은 마리오 산체스의 이탈 직후 이렇게 얘기했다. 이의리가 아시안게임에 갈 때 산체스가 돌아와 선발진에 토마스 파노니, 양현종, 윤영철만 남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고 싶었던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산체스는 21일 대전 한화전서 이의리를 구원해 3이닝, 5~60개의 공을 던진다.
그동안 팔꿈치 주사치료를 받으며 복귀 준비를 마쳤다. 17일에는 함평 KIA챌린저스필드에서 20구씩 두 세트로 나눠 라이브피칭도 실시했다. 2군 재활 등판 없이 1군에서 마지막 빌드업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의리가 항저우로 떠나면 선발진에 복귀하는 시나리오다.
결국 KIA는 대체 선발투수 가동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이의리의 21일 한화전 선발 등판은 최근 손가락 굳은 살 이슈로 한 차례 등판을 건너뛴 뒤 복귀전이자 아시안게임 출전 직전 마지막 등판이다. 이의리도 항저우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체크하는 의미가 있다.
그래도 대체 선발을 주 2회 가동해야 한다. KIA는 17일부터 8연전에 돌입한 상태다. 25일 하루를 쉰 뒤 내달 1일까지 또 7연전이다. 27일 NC와 창원에서 더블헤더를 갖기 때문이다. 내달 4일에도 수원에서 더블헤더가 있다. 내달 8일부터 10일까지 예정된 일정을 마친 뒤에도 NC와 2경기, 두산과 1경기, 롯데와 1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이의리가 돌아와서 등판할 여건이 되지 않으면 또 대체 선발이 필요할 수 있다.
대체 선발의 1선발은 역시 우완 황동하(21)다. 황동하는 8월20일 대구 삼성전과 9일 LG와의 광주 더블헤더 1차전서 각각 4.2이닝 3실점, 4.1이닝 2실점했다. 빠른 템포의 투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타자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지닐 수 있는 무기다. 황동하는 당장 18일 광주 두산전서 팀의 5연패를 막아야 하는 임무를 갖는다.
불펜진의 피로도가 가중된 상황서, 대체 선발들은 5이닝을 못 채워도 5회에 마운드에 오를 수 있어야 한다. 김종국 감독도 대체 선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이닝보다 최소실점으로 막아주길 바란다”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1~2회부터 흔들리면 곤란하다.
황동하 외에 눈에 띈 대체 선발은 없었다. KIA로선 운 좋게(?) 대체 선발이 나가는 날 우천 취소를 자구 겪기도 했다. 김건국의 경우 10일 광주 LG전서 4.1이닝 5실점했는데, 이것도 5회에 좀 무너진 결과일 뿐 나쁘지 않았다. 다음 등판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
아직 베일을 벗지 않은 후보가 좌완 김기훈이다. 향후 일정을 감안할 때 반드시 1~2차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기훈은 본래 신인 윤영철, 잠수함 임기영과 함께 선발 경쟁을 벌였던 좌완. 단, 올 시즌 내내 릴리스포인트가 흔들리며 커맨드가 들쭉날쭉한 감이 있었다.
그래도 퓨처스리그에서 선발투수 준비를 착실히 해왔다. 8일 상무전서는 6이닝 2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현재 1군에 돌아온 상태다. 이밖에 현재 1군 멤버들 중에선 윤중현과 김승현이 멀티이닝이 가능하다. 대체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이들이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9연승 이후 3승6패로 흔들린다. 두산, SSG와 본격적인 4~5위 싸움이 시작됐다. 이제 대체 선발투수들의 성적이 정말 중요하다. 매일 한국시리즈 7차전이라서 버릴 경기가 없다. 대체 선발들의 내용과 결과가 올 시즌 KIA의 최종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태군이 지난달 말 투수들에게 주문한대로 ‘거칠게’ 붙을 필요가 있다. 어쩌면 미래의 선발진 운영의 동력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이 잘 던지면 내년, 내후년에 5선발 예비 자원이 될 수 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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