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정종연 PD "경쟁 서바이벌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로 섭외했다"
이혜성 "일주일 합숙 동안 전자기기 사용 불가…낮인지 밤인지도 몰랐다"
출연자들 "곽준빈이 악마였다" 증언…대체 어땠길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더 지니어스' 시리즈의 정종연 PD의 신작,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이 출범한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데블스 플랜' 제작발표회가 열려 프로그램 수장 정종연 PD를 비롯해 하석진, 조연우, 이혜성, 이시원, 서동주, 박경림, 김동재, 기욤, 궤도, 곽준빈 등 출연자들이 참석했다.
'데블스 플랜'은 변호사, 의사, 과학 유튜버, 프로게이머, 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의 플레이어 12인이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더 지니어스' 시리즈로 많은 마니아층을 이끌며 두뇌 서바이벌 장르를 개척해 온 정종연 PD의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감을 모았다.
눈여겨볼 지점은 정종연 PD가 전작들과 달리 7일간 출연진이 함께 생활하는 '합숙' 시스템을 도입했다. 휴대폰을 비롯해 어떤 전자기기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 출연진이 게임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하루에 두 번 치러지는 두뇌 게임은 기억력 수리력, 언어력, 정치력 등 인간이 가진 모든 능력의 한계를 시험하게 된다.
첫 번째는 개인전 성격의 게임인 '메인 매치'로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통해 '데블스 플랜'에서 생존과 탈락 여부를 결정하는 '피스'라는 베네핏을 얻거나 잃게 된다. '메인 매치' 결과에서 가장 적은 '피스'를 보유한 두 명의 플레이어는 가차없이 감옥으로 향하고, 다음날 메인 매치가 시작되기 전까지 열악한 환경에 갇혀 생활해야만 한다.
두 번째는 단체전이라고 할 수 있는 '상금 매치'로 플레이어들은 하나의 공동의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총 6번의 '상금 매치'를 통해 최대 5억원까지 최종 우승 상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필연적으로 최대한의 협동심을 발휘해야만 한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계획도 가능한 '메인 매치'에선 치열하게 개인전을 펼쳐야하고, '상금 매치'에선 다시 팀워크를 이뤄내야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정종연 PD는 넷플릭스를 통해 "단지 다수의 연합만으로 승리가 가능한 구조를 시청자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주지하는 바이고, 다수 연합의 승리 공식이 절대적으로 적용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은 온전히 제작진의 몫이자 숙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정종연 PD는 출연진 섭외 이유로 "가장 먼저 생각한 건, 아무도 이런 경쟁 서바이벌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경쟁 게임을 처음 맞닥뜨려서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고 밝혔다.
"여지껏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10년 전에 했는데, 쭉 하면서 '그때 이렇게 할 걸' 했던 것들을 다 모아서 만든 포맷"이라며 "과거의 제 프로그램의 냄새도 많이 날 것이며, 무언가 개선된 포인트도 있을 것"이라는 정종연 PD다. 특히 '데블스 플랜' 의미에 대해선 "'나 귀신에 홀렸나' 할 때 있지 않나. '내가 이런 행동을 한다고? 내가 악마에 홀렸나?' 이런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않나. 플레이어들은 다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경험해보지 못한, 만나보지 못했던 나를 만나게 되는 프로그램이다. 그게 꼭 나쁜 면이라서가 아니라 익숙치 않은 나를 만나는 프로그램이다"라고 소개했다.
'문제적 남자' 출신인 배우 하석진은 "한번도 이런 경쟁 프로그램을 경험해보지 않았다. 실제로 어느 순간, 경쟁이라는 것에 멀어져 있는 제 자신이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경쟁에 오랜만에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설렘이 있었다. 두려움도 있었으나 설렘이 더 컸다"는 소감이었다.
바둑기사 조연우는 "출연 연락이 왔을 때 '왜 저를?' 이랬다. 연예인도 아닌 바둑기사인데, 신기해하면서 믿지 않고 스팸인 줄 알았다"고 웃으며 "각 분야에서 최고를 찍은 분들과 100% 몰입해서 일주일 동안 서바이벌 게임을 한다는 게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에 출연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및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이혜성은 "요즘 MBTI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INFP다. 전형적인 INFP라 감수성이 풍부하고 멘탈이 약하다"라며 "출연 의사 물어보셨을 때 저는 내 성격에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다. 그러나 이런 성격적 특성을 극복하고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싶은 의지가 있었다. 두렵지만 도전해보자는 마음"이라고 했다.
서울대 출신 배우 이시원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경쟁 프로그램을 통해 저 스스로를 점검하고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미국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는 "한국에 와서 2, 3년 정도 다양한 예능을 접했는데, 어디에서도 저의 정말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했다"며 "내 진정한 모습이 데블일지언정 내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다"는 소감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베테랑 MC 겸 방송인 박경림은 "출연 섭외를 받았을 때, 어떤 분과 함께하는지 정보가 없었다"며 "그동안 혼자 진행하다가 합숙하며 게임한다는 게 안할 이유 없이, 너무 즐거울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촬영 시기가 "명절 연휴였는데,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혹시 날짜가 바뀌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꼭 하고 싶었다"고 너스레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일반인 면접 합격자인 포커 플레이어 김동재는 "정종연 PD의 유니버스를 좋아하는 찐팬이다"며 "모집이 떴을 때 고민도 안했다. 합격 소식을 듣게 되니까 그때부터 잠도 못 자고, 숨도 못 쉬었다. '내 목숨은 정종연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이었다"고 농담했다.
'비정상회담' 출신 전직 프로게이머 기욤은 "게임 예능이 연락와서 기분이 좋았다. 자신감 있게 열심히 하고 싶었다. 옛날의 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과학유튜버 궤도는 "정종연 PD가 굉장히 천재더라. 내가 똑똑하지 않구나 하는 것을 깨달은 반성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곽튜브'란 이름으로 유명한 여행유튜버 곽준빈은 "정종연 PD의 광팬이었다"며 "이 프로그램이 한다고 했을 때부터 '나가고 싶다'고 어필했다. 드디어 정종연 PD의 작품에 나갈 수 있구나, 팬으로서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고백했다.
'합숙' 촬영이라는 점과 '전자기기 사용 불가' 조건은 출연자들에게도 생소한 환경이었다.
이혜성은 "일주일의 합숙 기간 동안 전자기기 사용이 불가능했다. 들어가면 고급 호텔처럼 생활동을 꾸며주셨는데, 와이파이, 휴대폰, 노트북도 안됐다. 외부 세계와 접촉 없이,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도 알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박경림은 "생활동은 예전 '논스톱' 거실 같은 느낌이었다. '여기서 게임도 하고 그러나 보다. 어마어마하게 잘 지어졌구나' 싶었는데, 게임이 시작되면 게임동이 열리더라. 그곳에선 게임만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더라"며 "방대하다"고 강조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관전 포인트로 하석진은 "넷플릭스로 방영하니까 멈춰가면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룰을 출연자들과 같이 이해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저희의 입장이 되어서 보시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곽준빈은 "악마가 숨겨져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착한 얼굴을 하신 분들이 악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찾아가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경림은 "어떤 것도 예상하지 않고 보시는 게 가장 재미있을 것"이라며 "그냥 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이시원은 "게임이 재미있는데, 게임 룰이 복잡한 것도 있고 쉬운 것도 있다. 룰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봐도 재미있다"고 했다.
서동주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모든 분들이 열성을 다하고, 진실 되게 했다. 거짓된 장면이 없었다"고 했다. 김동재는 "개인과 개인, 연합과 연합 사이의 갈등을 집중해서 보는 것도 포인트"라고 했다. 조연우는 "매일 두 가지 게임이 나오는데, PD님과 팀이 정말 연구를 엄청 해서 최고의 게임만 뽑아왔다"고 소개했다. 이혜성은 "'데블스 플랜'에선 정말 스릴러급 반전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선과 악의 프레임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을 것"이라고 묘사했다. 궤도는 "다른 서바이벌과의 차이는 감옥이 있다. 시공간을 초월한 다른 공간이다"라고 귀띔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기욤은 "휴대폰이 없어서 그런지 빨리 친해졌다"며 "상대방이 아닌 사람으로 보인다. 같은 팀일 때는 문제 없지만, 배신하거나 이겨야할 때는 미안한 마음이 엄청 크게 생겼다"며 돌아보기도 했다.
정종연 PD는 '데블스 플랜'의 게임 난이도에 대해 언급하며 "'오펜하이머'보다 훨씬 쉽다"고 너스레 떨었다. 특히 '데블스 플랜'이란 제목 때문에 정종연 PD가 언급한 것처럼 어떤 출연자가 소위 '악마 같은 모습'을 보였을지도 궁금증을 안긴다. 관련 질문에 출연자들은 곽준빈을 보며 "준빈이는 악마였다"고 했다.
당사자인 곽준빈은 "저는 악마로 마음을 먹고, 악하게 게임을 하려고 왔다. 애초에 머릿속에 계획을 했다"면서 "저는 이런 서바이벌에 착한 사람을 싫어한다"고 했다. 다만 곽준빈은 "나쁘게 하려고 왔는데, 잠시나마 착해지는 모습이 나오더라. 되게 정체성의 혼란이 왔다"고 해 궁금증을 안겼다.
이시원은 "어떤 한 사람이 완전하게 착한 사람이거나 악인일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착한 사람일 수 있고, 나쁜 사람일 수 있다. 똑같은 선택이 선 혹은 악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이분법적인 상황보다 각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대응할지가 포인트"라고 밝혔다.
'데블스 플랜'은 26일 넷플릭스에서 최초 공개.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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