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진화(중국) 최병진 기자] 2023년 9월 27일 11일차
키르기스스탄과의 축구 16강전.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경기였다. 그래서일까 ’1박 2일의 진화 생활’의 끝이 다가오고 있어 경기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유독 가벼웠다.
당초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으로 항저우역에서 진화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어렵게 구한 표는 기존 50분이 걸리는 고속열차가 아닌 2시간 30분 동안 침대칸에서 가야 하는 기차였다. 표를 예매하면서 ‘진화는 마지막까지 이러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출발일이 다가오면서 기차표가 다시 생기기 시작했고 평소처럼 50분 정도가 소요되는 고속열차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래, 마지막에는 이래야지’로 안도의 한숨과 함께.
진화로 향하는 과정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지하철과 기차, 셔틀버스가 차례로 이어지는 2시간 남짓한 여정이었다. 다른 점은 16강전 정도쯤 되니까 루트와 소요되는 시간이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4번 정도 방문을 하니 경기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자원봉사자들과도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됐다. 오늘이 마지막 방문이라고 하니 아쉬움이 흘러넘치는 리액션까지 해주더라. 덕분에 현장에서는 일을 편하게 해 참 고마웠다.
한국 축구도 진화에서 좋은 기억을 남겼다. 쿠웨이트전을 시작으로 태국전, 바레인전 그리고 키르기스스탄과의 16강전까지 모두 승리하며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이제는 항저우로 옮겨 기세를 이어나가려 한다.
진화 취재를 마친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져봤다. “살면서 진화라는 도시에 다시 올 일이 있을까?”
베이징이나 항저우 등 국제 대회가 열리는 대도시는 여행지로도 알려져 있지만 진화는 그런 느낌의 도시가 아니었다. 축구 조편성과 일정이 확정되기 전까지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던 도시다. 그만큼 익숙함과 거리가 먼 곳이다.
그래서 이런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한 챕터의 마무리를 지었다는 사실에 후련함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분명 쉽지 않았던 여정이기에 기억 속에서 오래 자리하고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상 진화 체크아웃.
진화(중국)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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