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대투수' 양현종이 2년 만의 10승을 다음 등판으로 미루게 됐다. 하지만 송진우를 뛰어넘고 2049K로 역대 최다 탈삼진과 함께 역대 3번째 10년 연속 100탈삼진을 손에 넣으며 한국 야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
KIA는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2차전 홈 맞대결에서 엎치락뒤치락 끝에 6-5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손에 넣었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나승엽(1루수)-전준우(지명타자)-고승민(2루수)-노진혁(유격수)-정보근(포수), 선발 투수 박세웅.
KIA : 박찬호(유격수)-최원준(우익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나성범(지명타자)-김선빈(2루수)-이우성(좌익수)-한준수(포수)-변우혁(1루수), 선발 투수 양현종.
이날 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였다. 양현종의 시즌 10승 달성을 비롯해 이강철, 장원준에 이어 역대 세 번째 10년 연속 100탈삼진, 송진우가 보유하고 있는 KBO 역대 최다 탈삼진을 넘어설 수 있는지의 여부가 첫 번째. 최근 부진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안경에이스' 박세웅의 부활이 두 번째였다. 양현종은 100탈삼진까지 1삼진, 송진우의 기록을 넘어서 새역사를 쓸 때까지는 3삼진만 남겨둔 상황이었고, 롯데는 박세웅의 부진을 끊어보기 위해 오래 전부터 호흡이 잘 맞았던 정보근에게 선발을 맡겼다.
'대투수' 양현종은 매 이닝 삼진 1개씩을 솎아내며 빠르게 KBO리그 새역사를 작성했다. 양현종은 1회초 선두타자 황성빈을 상대로 129km 슬라이더를 던져 첫 번째 삼진을 뽑아냈다. 이 삼진으로 양현종은 이강철, 장원준에 이어 역대 세 번째 10년 연속 100탈삼진의 고지를 밟았다. 그리고 2회초 나승엽에게 삼진을 솎아내며 '2048삼진' 송진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성공했고, 3회 윤동희에게 2049번째 삼진을 손에 넣으면서 한국 야구 역사를 새롭게 작성했다.
선취점도 KIA의 몫이었다. 1말 무사 1, 2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KIA는 2회말 선두타자 나성범이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텄다. 그리고 후속타자 김선빈이 박세웅의 6구째 낮은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1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흐름을 탄 KIA는 한준수와 박찬호가 뒤이어 각각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면서 두 점을 더 보탰고, 경기 초반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었다. 그리고 양현종 또한 4회까지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하지만 롯데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롯데는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전날(20일) 노게임으로 인해 선발 출전이 '없던 일'이 되면서 이날 116일 만에 선발 유격수로 출격한 노진혁이 1B-1S에서 양현종의 3구째 129km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추격의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9일 KT 위즈전 이후 12일 만에 터진 시즌 2호 홈런. 그리고 흐름을 타기 시작한 롯데가 내친김에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놨다.
롯데는 이어지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보근이 안타를 쳐 흐름을 이어갔고, 윤동희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들어진 1, 2루에서 손호영이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양현종의 4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131km 체인지업 실투를 통타했다. 그리고 이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KIA도 5회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2루타와 롯데 선발 박세웅의 폭투로 잡은 2사 3루에서 김선빈이 다시 4-4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탈삼진과 관련된 두 개의 대기록을 만들어냈지만, 5회초 수비에서 무려 4점을 헌납한 양현종은 5이닝 동안 투구수 69구,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7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한 뒤 노 디시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2년 만에 10승 복귀가 불발됐다. 그리고 롯데가 다시 도망갔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전준우가 KIA의 바뀐 투수 곽도규를 상대로 커브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홈런으로 연결시키면서 5-4로 주도권을 쥐었다.
이날도 2회 집중타를 맞으며 3점을 내주고, 5회에도 추가 실점을 하면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와 연이 닿지 못하게 된 박세웅은 투구수 99구의 상황에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한준수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5⅓이닝 4실점(4자책)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하며 오랜만에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승리 요건 충족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KIA가 7회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KIA는 7회말 선두타자 최원준이 롯데 2루수 고승민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행운의 찬스를 잡았다. 이후 김도영까지 안타를 쳐 1, 2루 기회가 만들어진 상황. 이때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중단됐는데, KIA는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22분 만에 재개된 후 소크라테스의 진루타로 마련된 1사 2, 3루에서 나성범이 롯데의 바뀐 투수 정현수를 상대로 희생플라이를 쳐 5-5로 맞섰다. 이어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변우혁의 2루타와 폭투로 만들어진 기회에서 롯데 3루수 손호영의 포구 실책을 바탕으로 2회 이후 처음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승기를 잡은 KIA는 9회초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해 롯데의 공격을 막아내고 시즌 24번째 세이브를 수확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고, 5연승을 질주했다.
광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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