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고려아연(83만원)·영풍정밀(3만원) 적정가치 대비↑
추가 인상 시 기업가치·주주가치 하락 가능성 존재
고려아연·베인캐피탈, MBK·영풍 4조5000억원 차입
이자비용 고려아연 1438억원, MBK 1000억원 전망
이복현 금감원장,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 착수 지시
영풍정밀 7% 하락…공개매수가 3만원 부근서 웃돌아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83만원)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밝히며 영풍과 고려아연의 ‘쩐의전쟁’이 막바지에 달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공개매수 불공정 거래 행위 조사 착수에 나서며 양사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적정가치 대비 높게 형성된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는 향후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영풍과 고려아연의 싸움 속 국내 증권사들은 공개매수 주관 수수료, 자금 대여 이자 등 최대 2500억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9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의 추가적인 인상은 없다고 밝혔다. MBK 측은 “고려아연 주당 83만원, 영풍정밀 주당 3만원 공개매수 가격은 각 회사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라며 “이미 기존 주주에게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해 주는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공개매수 가격 그 이상의 가격경쟁은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린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MBK는 향후 고려아연 측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나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공개매수 가격 인상여부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고려아연·베인캐피탈 연합(2조5000억원)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2조원)은 국내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4조5000억원을 차입했다.
고려아연은 총 2조6635억원의 자금 중 2조1635억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연 6.5% 금리에 1조원,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 연 5.5%에 1조1635억원을 조달했고 만기는 모두 1년이다. 이로 인한 이자비용은 약 129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은 한국투자증권에서 연 5.7%에 3437억원을 조달했으며 이자비용은 약 148억원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하나증권에서 연 5.7%에 9개월 만기로 1000억원을 차입했다.
고려아연, 베인캐피탈, 제리코파트너스의 이자비용 합산 규모는 143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MBK는 NH투자증권으로부터 연 5.7%에 1조5785억원, 영풍으로부터 2713억원을 빌렸고 만기는 9개월이다. 영풍은 MBK에 자금 대여 해주기 위해 단기로 3000억원을 차입한 바 있다. MBK·영풍 연합이 감당할 이자비용은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은 자금 대여 이자 이외에도 공개매수 주관 수수료로 적지 않은 수입을 낼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주관을, 하나증권은 제리코파트너스의 영풍정밀 공개매수 주관사다. NH투자증권은 MBK·영풍 측 자금 조달 파트너인 동시에 공개매수 주관사를 맡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임원회의를 열고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고려아연 공개 매수와 관련해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이 원장은 “공시 이전에 공개 매수가보다 고가로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라든지 자사주 취득 가능 규모가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등의 풍문 유포 행위와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 등 상대 측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풍정밀은 10일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7.54% 빠진 3만1250원을 기록했다. 장 초반 2만9900원(-11.54%)까지 주가가 하락한 영풍정밀은 공개매수가인 3만원 부근을 웃돌았고 하락분을 소폭 회복했다.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보다 1.68% 상승한 78만9000원, 영풍은 15.45%(38만8500원) 상승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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