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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투수 오타니 vs 타자 저지?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에 미국 언론들로부터 오타니 쇼헤이(30)의 마운드 복귀전 성사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답변은 “좋은 질문이다. 오타니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는다”였다.
이 같은 의문 혹은 기대감은 사실 로버츠 감독이 정규시즌 막판에 내놨던 발언 때문이다. 오타니가 포스트시즌서 투수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했다. 당시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화들짝 놀라 “그럴 일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언론들은 잊을 만하면 ‘투수 오타니’를 화두에 올린다. CBS스포츠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이번 월드시리즈의 가장 큰 의문은 오타니가 이도류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라고 했다.
월드시리즈 매치업이 ‘무려’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다. 1981년 이후 43년만에 성사된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구단들의 세기의 빅매치. 더구나 현재 두 팀은 오타니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라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를 보유했다.
다시 말해 오타니가 혹시 월드시리즈서 투수로 돌아오면 투수 오타니와 타자 저지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물론 CBS스포츠는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이게 맞다. 오타니는 2023년 9월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약 1년6개월이 흐른 2025시즌부터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게 옳다.
그러나 CBS스포츠는 “양키스는 준비됐다”라고 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CBS스포츠에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면 모든 것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거의 가능성이 없는 오타니의 투수 등판까지 대비할 정도로 크다는 게 핵심이다.
양키스는 2009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월드시리즈 진출조차 처음이다. 그래도 다저스는 단축시즌이던 2020년에 1988년 이후 32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기라도 했다. 양키스도 다저스도 만약의 만약까지 대비하는 게 맞다.
그런데 CBS스포츠는 실제로 다저스가 변심해 오타니를 마운드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월드시리즈 7차전은 11월3일이다. 다저스가 오타니를 시리즈 후반 단 1이닝이라도 투구할 수 있게 허락할까. 가능해 보인다”라고 했다.
심지어 CBS스포츠는 “다저스는 오타니가 불펜에서 몸을 푸는 모습을 볼 때까지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않을 것 같다. 얼마나 재밌을지, 꿈 꾸면서도 생각해볼 일이다”라고 했다. 투수 오타니가 타자 저지를 월드시리즈 7차전서 만나는 것만큼 흥미진진한 빅매치가 있을까.
다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서 불펜에 대한 의존도가 아주 높다. 이미 세 차례나 불펜게임을 치렀다. 선발투수가 야마모토 요시노부~잭 플래허티~워커 뷸러 3명뿐이다. 그나마 올해 부진한 뷸러에 대한 다저스 벤치의 믿음은 많이 떨어진다.
올해 다저스 선발진은 근래 역대급으로 빈약하다. 불펜투수들은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를 거치느라 에너지 소모가 컸다. 물론 챔피언십시리즈 이후 휴식 중이다. 그러나 이미 정규시즌 162경기를 소화했다는 점에서 하루이틀 휴식을 더 한다고 피로가 완전히 풀릴 가능성은 없다. 월드시리즈 후반 들어 불펜의 에너지 고갈이 심각하면 궁여지책으로 오타니의 이도류를 허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CBS스포츠의 논리다. 말은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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