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야구로 승부하겠다"
스가노 토모유키는 20일(한국시각) 화상인터뷰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입단식을 가졌다. 이후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를 통해 볼티모어의 입단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지난 2012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요미우리의 선택을 받은 스가노는 데뷔 첫 시즌부터 27경기에 등판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떡잎부터 달랐던 스가노는 이듬해 12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마크하며 정규시즌 첫 MVP로 선정되는 등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다.
데뷔 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한 스가노는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한 스가노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전 세계에 알리며 본격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7시즌 25경기에 등판해 187⅓이닝을 소화, 17승을(5패) 평균자책점 1.59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센트럴리그 다승왕 타이틀과 함께 사와무라상을 손에 넣는 기염을 토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스가노는 2018년 28경기에서 무려 202이닝을 먹어치우는 등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사와무상을 손에 쥐었고, 2020시즌엔 14승 2패 평균자책점 1.97로 활약하며 두 번째 MVP로 선정됐다. 이에 스가노는 한차례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지만, 빅리그에서 스가노를 원하는 팀은 없었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스가노는 올해 24경기에 등판해 15승 3패 평균자책점 1.67로 세 번째 MVP 시즌을 보냈고, 다시 한번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결과 4년 전과는 다른 결과가 탄생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한 복수 구단이 일본에서 세 차례 MVP, 두 번의 사와무라상을 품에 안았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하고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스가노에게 관심을 가졌고, 볼티모어가 1년 1300만 달러(약 189억원)의 계약을 제시하면서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20일 취재진과 인터뷰의 시간을 가진 스가노는 볼티모어 입단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묻자 "훌륭한 피칭스태프를 보유하고 있고, 플레이오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고 싶은 열의가 전해져 왔다. 순수하게 볼티모어에서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밝히며 1년의 계약 기간에 대해서는 "훌륭한 팀으로부터 좋은 오퍼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를 동기부여 삼아 1년 만에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택하는 일이 어렵진 않았을까. 스가노는 무려 7년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준결승에서 스가노는 당시 미국의 4번 타자였던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에게만 3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6이닝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했는데, 이 등판이 스가노의 꿈을 키웠다.
스가노는 "전혀 어렵지 않은 결단이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었다. 일본에서도 어느 정도 했기 때문에 이번 결단이 어렵진 않았다"며 "2017년 WBC 때 다저스타디움에서 던지면서 꿈이 명확해졌다. 진심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WBC는 내게 그런 대회였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입성'이라는 꿈을 이루게 된 만큼 스가노는 애들리 러치맨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누구와 상대를 하고 싶은 것보다 러치맨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것이 무척 기대가 된다"며 "볼티모어는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 된 기세가 있는 팀이다. 센터라인이 굉장히 탄탄한 팀"이라고 말했다.
1년의 짧은 계약을 맺은 만큼 스가노는 2025시즌 마운드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단 생각이다. 그는 '볼티모어에는 일본인이 많지 않다'는 말에 "그건 전혀 상관이 없다. 야구로 승부하겠다는 강한 마음뿐"이라며 "나는 100마일을 던질 수 있는 것도, 굉장한 변화구를 보유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컨트롤과 볼 배합으로 승부를 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볼티모어의 좌측 펜스가 당겨진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선수"라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에 입단하게 됐다. 일본에서는 일본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