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AI 알고리즘 기반 맞춤형 포트폴리오 구성
금융위, ‘로보어드바이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지난해 10월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시행 이후 1조원에 육박하는 적립금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했다.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실시간으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직접 투자하며 상대적으로 높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퇴직연금을 로보어드바이저(RA)에 일임하는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 유치를 목표로 적극적인 개발에 나섰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퇴직연금 규모가 5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며,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대신증권·교보증권·한화투자증권 등 9곳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er)를 합쳐 만든 단어로, AI(인공지능)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투자자 성향별 맞춤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동 구성하고 자금을 운용하는 형태다.
앞서 금융위는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을 로보어드바이저가 일임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IRP의 적립금 운용방법 선정은 가입자가 할 수 있다. 하지만 IRP 가입자와 일임계약을 체결한 일임업자가 가입자를 대신해서 적립금의 운용방법을 선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7일을 기준으로 1년간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운용 수익률이 16.35%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펀드매니저들이 직접 운용하는 해외혼합형 펀드 1년 수익률은 14.11%로, 로보어드바이저가 2%p포인트 이상 높았다.
일각에서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 도입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돼 증권사가 은행, 보험업과 경쟁 중인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퇴직연금 고객들의 ETF 투자 비중이 높아진 만큼 ‘ETF 적립식 자동 매수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매월 적금처럼 지정한 날짜에 약정 금액 범위 내 원하는 ETF를 자동으로 매수해주는 서비스다. 종전에 주식 위탁 계좌와 개인연금,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만 제공됐지만 지난해 8월 한국투자증권이 최초로 퇴직연금 계좌에 적용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올해 5월, 상반기 내 해당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시작된 후 지난 6일까지 퇴직연금 부문 상위 3개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에 8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제도 시행 두 달 만에 실물 이전한 퇴직연금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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