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삼성 최충연, 계속된 부진
반등 없다면 미래 장담 못 한다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전성기 최형우(KIA 타이거즈)를 직구로 찍어 누르던 투수는 어디로 간 것일까. 삼성 라이온즈 우완 강속구 투수 최충연의 부활이 시급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최충연은 파이어볼러로 유명했다. 2015년 청소년 대표팀에 승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18세 이하(U-18) 야구 월드컵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다. 워낙 구위가 뛰어나 일본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최충연은 2016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에서 삼성의 기대감이 드러났다. 최충연은 2억 8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이영하(두산 베어스·3억 50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입단 초기 프로의 벽에 부딪혔다. 2016년 후반기 선발로 3경기에 나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2.91에 그쳤다. 2017년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승 8패 3홀드 평균자책점 7.61의 성적을 남겼다.
2018년 암흑기의 빛이 됐다. 이 해 최충연은 불펜투수로 보직을 확정했다. 70경기에 출전해 2승 6패 16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이 해 삼성은 KIA와 승률 0.0004 차이로 아쉽게 6위에 들었다. 1승만 더 했다면 2015년부터 이어진 암흑기를 끊을 수 있었다.
당시 최충연의 구위는 무시무시했다. 85이닝 동안 101탈삼진을 기록, 구원 투수 중 가장 많은 탈삼진을 솎아냈다. 탈삼진 비율(K%)은 29.4%로 25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높았다.
2018시즌 최충연을 상징하는 장면이 있다. 9월 9일 KIA 타이거즈전, 7회 최충연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김선빈을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최형우와 대결을 펼쳤다. 초구와 2구로 볼이 들어갔고, 3구째 슬라이더로 첫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4구 슬라이더도 빠지며 1-3 카운트가 됐다. 여기서 연속 직구를 던져 모두 헛스윙을 유도, 최형우를 그대로 돌려세웠다.
특히 마지막 하이 패스트볼이 백미다. KBO리그에서 직구를 가장 잘 치는 최형우조차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맥없는 스윙을 하고 말았다.
추락이 찾아왔다. 2018년 많은 등판의 여파였을까. 2019년은 승리 없이 2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36에 그쳤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음주 운전에 적발됐다. KBO는 1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해 11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긴 재활에 들어갔다.
2022시즌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은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군 9경기에 등판해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8.59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제는 부활해야 한다. 최충연은 올해 28세가 된다. 실적 없는 투수를 오래 기다려줄 구단은 없다. 선발과 구원진에도 후배들이 최충연의 자리를 차지했다.
2024시즌이 끝난 뒤 최충연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렸다. 교육리그는 신진급 선수들 위주로 꾸려지지만, 최충연도 참여해 기량을 갈고닦았다. 삼성의 아픈 손가락은 2025년 다시 강속구와 함께 돌아올 수 있을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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