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블로킹 잡는 것에 재미가 들렸다."
이영택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는 올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강소휘(한국도로공사)와 한다혜(페퍼저축은행)가 팀을 떠났고, 정대영과 한수지는 은퇴를 선언했다. 시즌 중반까지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 호주 출신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등록명 와일러)가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 아웃이 되는 악재도 발생했다.
후반기, 그래도 2승 2패로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가 여전한 화력을 뽐내고 있고 국내 선수들도 실바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베트남 국가대표 출신 미들블로커 뚜이 트란(등록명 뚜이)이 가세했고, 이영택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밤낮 안 가리고 선수들과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느 정도 낮은 성적은 감수하고 시즌에 들어갔기에, 지금의 아픔과 슬픔은 내일의 미소가 되길 바라고 있다.
힘든 시즌이지만, 수확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세연이라는 미들블로커를 재발견했다. 오세연은 올 시즌 커리어 하이 시즌을 그려가고 있다. 팀이 치른 22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140점 속공 성공률 36.96% 세트당 블로킹 0.791개를 기록 중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블로킹이다. 오세연은 올 시즌 68개의 블로킹을 기록 중이다. 2022-2023시즌 25개(0.385개), 2023-2024시즌 37개(0.451개)를 이미 넘어섰다.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현대건설 이다현(0.902개)에 이어 블로킹 2위다. 현대건설 양효진(0.73개), 정관장 정호영(0.69개)보다도 높은 수치. 2024년 11월 6일에는 개인 한 경기 최다 7개의 블로킹을 잡았다.
이영택 감독은 20일 기자 통화에서 "비시즌 훈련을 통해 블로킹 이동 스텝이 좋아졌다. 또 블로킹을 많이 잡다 보니 본인도 재미에 들린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명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주목을 받은 건 아니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6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했다. 180cm, 미들블로커는 큰 키가 아니다. 키에 비해 팔이 길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래도 미들블로커에서 키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데뷔 시즌은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2021-2022시즌에도 2경기 2점에 그쳤다.
하지만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훈련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칭찬받아도 될 마땅한 선수다"고 차상현 前 GS칼텍스 감독이 인정할 만큼 그 누구보다 훈련을 열심히 했다. 구력이 짧아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기에, 그 약점을 메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2022-2023시즌 26경기 62점을 기록하더니, 지난 시즌에는 32점에 117점 100점 돌파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더 큰 성장세를 그려 나가고 있다.
이영택 감독은 GS칼텍스 감독 부임 후 그 어느 포지션보다 미들블로커 육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KGC인삼공사(現 정관장) 감독 재직 당시 포지션 방황으로 힘들어하던 정호영에게 미들블로커 전향을 권유하며 성장을 이끌었고, 박은진의 기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또 IBK기업은행 수석코치로 있을 때는 최정민(IBK기업은행), 임혜림(흥국생명), 김현정(한국도로공사) 등의 기량 발전에도 힘을 더했던 사람. GS칼텍스가 장기적으로 미들블로커 라인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이영택 감독을 데려왔다.
아직 완성형 선수는 아니다. "경기 운영 능력 등 세밀한 부분은 더 가다듬어야 한다"라는 게 이영택 감독의 견해다. 성장세를 그릴 가능성이 더 크다는 걸 감안하면 오세연이란 선수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오세연, GS칼텍스 중앙을 더욱 견고하게 지킬 오세연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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