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지난해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인들도 입을 열며 MBC 기상캐스터들의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했다.
매일신문은 27일 비밀번호가 풀린 오요안나의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총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2021년 5월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된 오요안나는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 대상이 됐다. 먼저 입사한 한 동료 기상캐스터가 오보를 내고 뒤집어 씌우는가 하면, 또 다른 선입사 동료는 오요안나가 틀린 기상 정보를 정정 요청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했다.
오요안나 계정의 메신저 대화에서는 한 기상캐스터가 같은 프리랜서인데도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퇴근시간이 지난 뒤 회사로 호출하거나 1시간~1시간30분 이상 퇴근을 막은 정황이 나왔다.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섭외요청을 받자 '너 뭐 하는 거야?',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할 수 있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실력 등을 이유로 동료 기상캐스터들이 오랜 시간 오요안나를 비난해 온 메시지와 음성이 다량 발견됐다.
이와 함께 매일신문은 주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A씨는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에 답하지 않았고,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B씨는 우리 모두 힘든데 이렇게 전화를 하시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조금 그렇다"며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MBC에 연락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오요안나의 지인들도 각자의 계정을 통해 입을 열었다. 한 지인은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오랜 기간 요안나에게 특정인(기상캐스터 선배)이 군기를 잡고, 비난하고, 자신을 따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오요안나랑 친했던 모든 사람들이 다 들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기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해자들과 MBC는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이 사실을 널리 알려주시라. 부탁드린다. 가해/방관자가 처벌받아 내 친구가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지인 역시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이 보도된 기사를 공유하며 "같이 운동하고 치맥 하면서 털어놓았던 네 직장 동료들의 횡포. 그게 벌써 몇 년 전인데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을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누구보다 자기 일을 사랑했던, 마치 장군님 같았던 안나. 그런 안나의 긍지를 꺾은 가해자들이 꼭 처벌받기를 간절히 바란다"라는 글을 남겼다.
다른 지인 또한 "친구는 사랑하는 일을 시작하며 열정을 쏟았지만, 특정 기상캐스터 선배로부터 이유 없는 괴롭힘과 따돌림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털어놓곤 했다"며 "기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안나는 피해 사실을 직장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MBC와 가해자는 이를 외면했다. 친구가 조금이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도록, 이 사실을 널리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오요안나는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MBC는 오요안나가 사망한 뒤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어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따로 하지 않았다. MBC 관계자는 "조사할 이유가 있어야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