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독이 준비를 많이 한 선수에게 헛소리를 한 것 같다.”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작년 11월 취임과 함께 이재학을 두고 ‘10일 로테이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재학을 한번 선발투수로 쓰면 1군 엔트리에서 뺀 뒤 열흘 뒤 다시 1군에 올려 선발투수로 기용하겠다는 얘기였다.
NC 투수들은 지난 시즌 잔부상이 많았다. 이재학도 3승12패 평균자책점 5.52로 부진하긴 했다. 결정적으로 21경기, 104⅓이닝만을 소화할 정도로 빠진 시간이 길었다. 때문에 이호준 감독은 이재학의 건강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기용할 요량으로 해당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호준 감독은 지난 1월 초 신년회 당시 “감독이 준비를 많이 한 선수에게 헛소리를 한 것 같다”라고 했다. 이재학과의 통화를 통해 사과했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열흘 로테이션 발언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히려 이재학의 사기를 떨어뜨린 발언이었다며 반성했다.
이호준 감독은 이재학에 대한 열흘 로테이션을 폐기하고, 정상적으로 선발진 진입 경쟁을 시키겠다고 했다. 그런 이호준 감독은 25일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서 7선발을 얘기해 또 한번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특정선수에게 특수한 로테이션을 적용하는 게 아닌, 7명의 선발을 기용해 충분히 휴식을 줄 생각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NC 선발진은 외국인투수 로건 앨런, 라일리 톰슨 외에 토종 선발진에 변수가 많다. 7선발이 현실화되면 신민혁, 이재학, 이용찬, 김영규, 이용준, 임상현 등이 로테이션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7선발로 시작하고 개개인 컨디션, 경기일정, 데이터 등에 따라 5~6명으로 로테이션을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이재학에게 이호준 감독과의 통과내용을 물었다. 이재학은 웃더니 “감독님이 처음엔 10일 턴을 말씀하셨다. 감독님 생각이니까 받아들이면서 똑같이 잘 준비해야 되겠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연말에 다시 전화가 와서 그냥 너무 미안하다고 하더라. 내가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괜히 좀 그랬던 것 같다면서. 정상적으로 준비해달라고 했다”라고 했다.
타격감(?)은 1도 없었다. 이재학은 “감독님이 그렇게 말한 것도, 일단 내가 잘해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상태가 돼야 성립되는 것이다. 10일턴이라도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도는 게 중요하다. 준비를 그냥 똑같이 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어차피 실력에서 후배들에게 밀려 선발진에서 탈락하면 10일 간격이든 5일 간격이든 선발로 던지지 못하는 것이니, 이재학으로선 적절한 긴장감을 갖고 꾸준히 개인운동을 하는 게 마침맞다는 생각이다. 일단 7선발로 출발하면서, 그만큼 이재학으로선 선발로 시작할 확률이 높아졌다.
이재학은 박건우와 함께 조기에 투손 스프링캠프로 향했다. 그런데 먼저 투손에 들어가지 않고 LA 인근의 허일 코치가 운영하는 아카데미로 가서 공을 던지고 투손으로 향할 계획이다. 부상 없이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헤서다.
이재학은 이호준 감독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있다. “어릴 때 감독님은 완전 선배님이었다. 저런 행동들을 잘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베테랑이 되니 (이호준 감독의 존재감이)후배들에게 좀 더 좋은 선배, 괜찮은 선배가 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 같다. 무섭기도 했지만, 또 유쾌하게 말씀도 잘 했다”라고 했다.
오히려 팀의 토종 선발진이 확실하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재학은 “안타깝고 아쉽다. 누군가 자리를 딱 잡고 있으면 팀이 그런 소리를 안 듣는다. 지금은 무주공산이니 로테이션에 들어가려고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ABS 하향조정은 겪어보며 적응해야 한다. 완화된 피치클락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재학은 “작년에도 그 전보다 좋아지는 모습이 보였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올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선발 풀타임이 목표이고, 선발이 좋아야 팀 순위가 모두가 예상하는 것보다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라고 했다.
유일한 개인적 목표는 통산 100승이다. 작년까지 통산 85승을 달성했다. 올해는 쉽지 않다. 내년을 목표로 달리면 된다. 이재학은 “하고 싶다. 그런데 하다 보면 나오는 성적이다. 로테이션에 들어서 로테이션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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