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일반
[컨콜 종합]
삼성전자 4분기 반도체 영업익 2.9조…1분기 실적 개선 제한적
지난해 4분기 HBM 매출 1.9배 증가…HBM3E 공급 확대
올해 2분기 HBM3E 12단 전환…16단 샘플 고객사 전달
딥시크 여파, 위험·기회 요인 공존…시장 급변 적기 대응
미래 로봇 추진단 신설…로봇 개발 속도 올린다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매출 300조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핵심 사업인 디바이스솔루션(DS)의 경우 중국 저가 물량 공세로 주력인 범용(레거시) 메모리 부진이 이어지면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부터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7883억원, 영업이익 6조4927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2023년 4분기와 비교해 각각 11.8%, 129.9% 증가한 수치다. DS부문은 지난해 2분기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수요 침체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 등으로 범용(레거시) 메모리가 흔들리며 3분기(3조8600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서버용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의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3% 증가했다"고 전했다.
4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10조원 안팎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눈높이를 7조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줄어든 영업이익에 대해선 연구 개발비 등 비용 증가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연구 개발 투자를 지속하며 연구개발비는 분기 최대 규모인 1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사업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서는 매출 40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은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TV와 가전 사업은 업체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둔화됐다.
메모리는 모바일과 PC용 수요 약세가 지속된 가운데 HBM과 서버용 고용량 DDR5 판매 확대로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해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연구개발비와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는 모바일 수요 약세와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연간 시설투자 금액(52조6000억원)은 역대 최대를 찍었다. 반도체에 46조3000억원, 디스플레이에 4조8000억원이 투자됐다. 연구개발(R&D) 비용 역시 연간 35조원으로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까지 반도체 부문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고객 수요가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예상 대비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2025년 HBM의 비트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며 1분기에도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의 실적 약세가 지속되고 전사 실적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4분기 HBM 매출은 당초 전망을 소폭 하회한 전 분기 대비 1.9배 수준 성장을 기록했다"며 "4분기에는 다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사와 데이터센터 고객사에 HBM3E 공급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수요는 올해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메모리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사장은 HBM3E 공급이 HBM3를 넘어섰다며 2분기 이후 고객 수요가 8단에서 12단으로 빠르게 옮겨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를 시장 수요에 맞춰 레거시(범용) 제품의 비중을 줄이면서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선단 공정기반 HB, DDR5, LPDDR5X, GDDR7, 서버용 SSD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려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디시크 여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부사장은 "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며 "현재의 제한된 정보로는 판단하기 이르나 시장의 장기적인 기회 요인과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미래 로봇 추진단' 신설과 함께 첨단 로봇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 로봇 추진단 단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인 오준호 교수가 맡는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연결 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해 관련 개발 가속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 AI와 소프트웨어 기술과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 기술을 접목해 첨단 로봇 개발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준비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현재의 실적부진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의 기회라며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해결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부사장은)는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업 포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각 사업의 특성상 비즈니스 사이클이 분명히 있다"며 "성장 역사를 돌이켜 보면 삼성전자는 항상 근본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하며 성장해 왔다. 투자자 여러분도 회사의 이러한 노력을 믿고 지지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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