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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에 대한 베팅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팻 호버그 심판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MLB.com'은 4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도박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팻 호버그 심판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결정은 지난해 5월 결정이 됐으나, 메이저리그 심판협회(MLBUA)의 항소 절차를 거쳐 3일 해고를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호버그 심판은 지난 2014년 메이저리그 심판의 커리어를 시작, 2017년 정식 심판 자격을 갖췄다. 그리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포스트시즌과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심판을 맡았다. 특히 2022년 월드시리즈(WS) 2차전에서는 100% 정확한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리면서 '퍼펙트게임'을 했다고 평가받았던 심판이다.
'MLB.com'에 따르면 호버그 심판은 그동안 축구와 농구, 하키 등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야구 외 종목에 베팅을 해왔다. 메이저리그는 관계자들이 야구 외 종목에 합법적으로 베팅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 호버그는 야구 종목에는 베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에서도 호버그 심판이 야구에 베팅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버그 심판을 해고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MLB.com'은 "호버그는 야구 베팅을 부인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에서도 야구 베팅을 했다는 증거나, 경기 결과를 조작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야구 베팅을 한 프로 포커 선수(친구)와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 계정을 공유했고, 친구와의 메시지를 삭제 하면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를 방해함으로써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무결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친구와 합법 베팅 계정을 공유했고, 친구가 야구 종목에 베팅을 한 것. 'MLB.com'에 따르면 호버그의 친구인 프로 포커 선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메이저리그 경기 총 141경기에 베팅을 했다. 그 중에서 호버그가 심판 또는 비디오판독을 맡은 경기도 8경기가 있었다. 그러나 호버그가 맡았던 경기의 베팅 규모가 특별히 많지도 않았고, 해당 경기들을 통해 전혀 수익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호버그의 행동을 문제시 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스포츠 베팅 행위를 규제하고, 메이저리그 야구 규칙을 엄격히 시행하는 것은 팬들을 위해 경기의 성실성을 보고한다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광범위한 조사 결과 호버그가 야구에 직접 베팅하거나, 다른 사람이 경기를 조작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프로 포커 선수와 베팅 계정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야구에 베팅할 만한 이유가 있었고, 실제 베팅한 사람과의 메시지를 삭제한 것을 결합하면 가장 엄격한 징계를 부과할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로 보인다"며 "따라서 개인 행동에 대한 높은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이유로 호버그를 해고하는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해고 배경을 밝혔다.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호버그 심판도 해고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호버그 심판은 심판노조를 통해 "책임감을 느낀다. 야구에 베팅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지만, 내 실수에 대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심판노조 또한 "호버그가 야구에 베팅했다는 증거가 없지만, 그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다는 것은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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