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일반
샘 올트먼 CEO, 이재용·최태원 회장과 연쇄 회동
딥시크 추격에 AI 반도체 전방위 협력 논의
올트먼-최태원, 7개월 만에 회동…올트먼 "원더풀"
이재용·올트먼·손정의, 서초사옥서 3자 회동
730조원 규모 스타게이트 사업 협력 논의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인공지능(AI) 협력을 논의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추격이 가시화된 만큼 한미 기업 간 AI 동맹 구축에 분주한 모양새다.
국내 산업계 리더들을 잇따라 만난 올트먼 CEO가 4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3자 회동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미국·일본 AI 동맹이 본격화할지 주목받고 있다.
전날(3일) 밤 11시께 서울 김포공항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오픈AI 행사에 참석했다.
이후 올트먼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과 미팅을 진행했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의 만남은 약 7개월 만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만나 AI 산업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날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약 40분간 AI반도체와 AI 생태계 확대를 위한 전방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고성능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개한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의 HBM 공급과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트먼 CEO는 최 회장과 만난 뒤 미팅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원더풀(굉장했다)"이라고 답했다. 그는 최 회장에 대해서는 "나이스 가이(좋은 사람)"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한국 기업들과 AI 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오후에도 미팅을 이어갔다.
서초동으로 이동한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 회장과 손 회장과 함께 약 2시간에 걸친 3자 회동을 가졌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한 반도체 설계 대기업 Arm을 이끄는 르네하스 CEO도 배석했다. 전날 올트먼 CEO와 일본에서 만남을 가진 손 회장은 이 회장과의 회동을 위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번 회동에선 삼성전자, 오픈AI, 소프트뱅크의 공통 관심사인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협력이 주요 의제였다. 특히 5000억달러(약 720조원) 규모의 AI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논의도 이뤄졌다.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합작 벤처 '스타게이트' 설립에 함께 하고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소프트뱅크 그룹과 올트 먼 CEO의 오픈 AI,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합작으로 추진되는 미국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설립 프로젝트다. 소프트뱅크는 스타게이트에 1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오픈AI에 직접 150~25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총 40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스타게이트 사업에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물론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 능력을 갖춘 모바일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어 오픈AI가 구상하는 AI 생태계 구축에 최적화한 파트너라는 평가가 나온다. 손 회장은 회동에서 삼성전자의 스타게이트 참여 여부 등 진전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좋은 대화를 나눴고,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카카오와의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스타게이트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많은 회사가 들어와야 가능한 일이다. 한국도 중요한 부분이 될 것 같다"며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시사하기도 했다.
4년5개월간의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고 본격적인 경영에 나선 이 회장이 첫 행보로 3자 회동을 가졌다는 점에서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투자가 전무했던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모바일 사업 강점을 살려 AI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2주간 다녀온 미국 출장에서 뉴욕을 시작으로 실리콘밸리에 이르기까지 미국 동·서부를 횡단하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크리스티아 아몬 퀄컴 CEO 등과 만나 AI 관련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이 회장은 글로벌 CEO와의 회동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미래 먹거리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숨가뿐 일정을 보낸 올트먼 CEO는 김포공항으로 이동해 곧바로 인도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뉴델리로 이동한 올트먼 CEO는 현지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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