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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솔직히 말해서 아무것도 필요 없다. 그저 이기고 싶을 뿐이다"
LA 다저스는 '일본산 퍼펙트 괴물' 사사키 로키를 품에 안았다. 사사키는 입단식에서 등번호 11번을 달았다. 기존 11번을 달았던 베테랑 미겔 로하스가 등번호를 양보했다. 메이저리그는 등번호를 양보한 선수에게 선물을 주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로하스는 오직 승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5일(이하 한국시각) "로하스가 사사키를 위해 11번을 포기한 사연"을 공개했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 치바롯데 마린스에서 17번을 달았다. 다저스 17번은 오타니의 번호라 사용할 수 없었다.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달았던 14번은 통산 370홈런을 치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길 호지스의 영구 결번이다. 일본 에이스의 상징인 18번도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달고 있다.
사사키의 선택은 11번이었다. 11번은 다르빗슈 유가 일본 시절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까지 사용하는 번호다. 오타니 역시 니혼햄 시절 다르빗슈의 11번을 물려받은 바 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 사사키는 "베테랑 선수인 로하스가 11번을 양보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 아직 어떤 보상을 할지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부터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사사키가 어떤 선물을 줄지 이목이 집중됐다. 오타니는 자신에게 17번을 양보한 조 켈리의 아내에게 포르쉐를 선물했다. 추신수 역시 SSG 랜더스에 합류한 후 17번을 양보해 준 이태양에게 20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선물해 화제가 됐다.
2일 열린 다저스 팬페스트에 참석한 로하스는 "솔직히 말해서 아무것도 필요 없다. 그저 이기고 싶을 뿐이다"라면서 "단지 사사키가 우리 팀에 있길 바랐고,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라고 했다.
사사키는 미국 입성과 동시에 메이저리그 전체 1순위 유망주로 선정됐다. 단순 유망주를 넘어 에이스급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MLB.com'은 "사사키의 스플리터를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본 적이 없지만, 아마도 역대 최고의 스플리터일지도 모른다"고 극찬했다. 'ESPN'은 "아직 단점이 많지만, 너무 왜곡해서는 안 된다"며 "사사키가 빠르게 조정을 한다면, 이번 시즌이 끝날 때쯤에는 에이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문화에서 선물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MLB.com'은 "로하스는 선물을 받게 된다면 감사히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사키가 좋은 팀 동료가 되어 다저스를 더욱 강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라 강조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보통 신인급 선수가 베테랑에게 등번호를 양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로하스는 올해 12년 차 시즌을 맞이하는 35세 베테랑이고, 사사키는 보여준 것이 없는 루키다. 로하스는 "다른 문화, 다른 나라에서 온 선수라면 클럽하우스에서 편안함을 느끼도록 돕고 싶다"라고 전했다. 등번호는 로하스의 배려인 셈.
한편 로하스는 자신의 새로운 등번호로 72번을 택했다. 72번은 로하스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면서 달았던 번호다. 로하스는 "72번은 그저 스프링캠프에서 배정받은 번호였고, 그대로 사용했을 뿐"이라면서도 "72번으로 돌아오니 기분 좋다. 이 번호가 나에게 조금 더 젊음을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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