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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스즈키 이치로가 단 1표 차이로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입성에 실패했다. 미국은 투표하지 한 명을 찾아내려고 혈안이 된 가운데, 이치로의 조국 일본은 외려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지난달 22일(이하 한국시각) 2025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치로는 전체 394표 중 단 1표가 부족한 393표를 획득, 득표율 99.7%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마리아노 리베라 이후 두 번째 만장일치가 물 건너갔다. 앞서 2020년 데릭 지터도 단 1표를 얻지 못해 만장일치에 실패한 바 있다. 유일하게 2019년 리베라만이 425표 중 425표 몰표를 받아 사상 최초로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입성자가 됐다.
이치로는 개의치 않아 했다. 명예의 전당 기자회견에서 이치로는 "(만장일치에 실패해) 오히려 다행이다. 인생에서 우리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불완전한 게 좋다"고 했다. 지터에 대해서는 "만장일치에 1표가 부족한 것도 지터와 함께라면 괜찮다"고 미소 지었다.
투표하지 않은 기자에게는 "내가 표를 받지 못한 한 명의 기자가 있다. 나는 그를 내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 우리 함께 술을 마시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싶다"라고 했다.
미국 언론은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반대표를 던진 인원은 앞으로 나오라"고 밝혔다. 'FOX 스포츠'의 벤 벌랜더는 "이치로에게 투표하지 않은 인원은 앞으로 나와서 이유를 설명하라"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ESPN'의 버스터 올니는 "이치로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사람이 이유를 어떻게 말할지 흥미롭다"고 반응했다.
'ESPN'의 데미안 우디가 가장 격렬하게 실망을 표현했다. 우디는 "이치로에게 투표하지 않는 바보는 누구냐"라며 직설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일본 '풀카운트'는 6일 미국의 반응을 전하며 "'범인 찾기' 열기가 고조됐고, 5일 BBWAA가 투표내역을 공개했으나 결국 그 한 표를 던지지 않은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투표 결과 공개는 의무가 아니다. 이번에는 81%에 해당하는 321명의 투표인단이 자신의 투표 결과를 밝혔다. 이중 이치로에게 투표하지 않은 인원은 나오지 않았다. 투표 결과를 밝히지 않은 73명 중 '범인'이 있다는 소리.
'ESPN' 제프 파산은 SNS에 "이치로에게 투표하지 않은 한 명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라면서 "나는 당연한 말을 하겠다. 모든 투표자는 자신의 투표를 공개해야 한다. 설명 책임은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풀카운트는 계속해서 건조한 어조로 미국의 반응을 전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미국과 상반됐다. 오히려 이치로의 "술 한 잔" 발언을 인용하며 "이치로는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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