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가고시마(일본) 최병진 기자] 조영욱(FC서울)이 독기를 품었다.
조영욱은 2018년에 서울에 입단하며 어느덧 프로 8년차를 맞이했다. 입단 첫 시즌부터 리그 30경기에 출전하며 3골 2도움을 올린 조영욱은 2023시즌에 김천 상무에 입단하며 13골 5도움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또한 그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획득, 조기전역을 이뤄냈다.
지난 시즌에는 서울로 돌아왔고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조영욱은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전에 자랑하던 저돌적인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팀은 4위에 오르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획득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개인적으로는 4골 4도움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조영욱은 올시즌을 앞두고 부활을 다짐했고 베트남 하노이부터 일본 가고시마까지 진행된 전지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6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만난 조영욱은 “몸상태는 생각보다 괜찮다. 곧 개막인데 잘 준비하면 될 것 같다. 개막이 빨라져서 훈련 강도가 높았다. 잔디 때문에 걱정은 좀 된다. 경기력적인 부분에서 잔디가 좋지 않으면 100%가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로 7년차에 대해서는 “너무 빠른 것 같다. 항상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언제까지나 20대 초반일 줄 알았다. 내가 (강)주혁이나 사무엘 같은 때에는 선배들을 어려워 해서 운동장에서 시키는 것만 했다. 근데 지금 친구들은 패스를 달라고 해도 슈팅만 때리더라(웃음)”고 말했다.
지난 시즌의 아픔도 돌아봤다. 조영욱은 “부상이 가장 아쉬웠다. 감독님이 처음 오시고 동계 훈련 때부터 준비를 잘했는데 첫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고 복귀해서도 얼마 안 있다가 다쳤다.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하려고 힘이 들어간 건지 아님 준비가 덜 된 건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선수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올시즌에는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데이터를 봐도 작년보다는 훨씬 괜찮아져서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 연습 경기도 그렇고 한 경기를 잘해도 차분해지려고 한다. 각오를 다지고 있으며 더 독한 마음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은 올시즌에 김진수와 문선민, 정승원, 이한도를 차례로 영입하며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형들이 팀에 녹아들려고 많이 노력했다. 기존 선수들도 잘 도와줘서 지금까지 잘 준비가 되고 있다. 합류 효과가 느껴진다”고 했다.
또한 “확실히 팀이 응집된 느낌이 든다. 팀이 어떤 플레이를 약속했고 이행하기로 했는지를 생각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열망은 강하다. 기존은 파이널A와 아챔 진출이었다면 이번 시즌에는 더 높은 목표가 느껴진다. 이번엔 정말 해보자는 게 느껴진다. 작년에는 동계훈련에서 경기를 하면 항상 못하거나 경기력이 안 좋았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우리 플레이가 나오고 있다.
서울은 아직까지 외국인 스트라이커를 영입하지 못했다. 김 감독의 스타일에 맞는 확실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다양한 선수를 물색하고 있지만 예상보다는 합류가 늦어졌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 전에라도 영입이 돼서 개막전 교체 출전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개막전에는 조영욱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조영욱은 “코팅 스태프한테 (개막전 선발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냐고 물었다(웃음). 언제 외국인 선수가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 기량으로는 외국인 선수보다 어려울 테니 팀 플레이로 도움을 주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운데가 확실히 편안 것 같다. 최전방이나 세컨 스트라이커로 주로 뛰었는데 프로에서 처음으로 윙을 봤다. 중앙에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측면으로 갔는데 가운데에서 뛸 때가 더 편하긴 하다”면서 서울을 떠나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박동진과의 최전방 맞대결에 대해서도 “불타오른다(웃음). 팀과 팀의 대결이지만 동진이형음 무조건 이기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에 대해서는 “영리하신 감독님이다. 선수들의 마음도 더 파악하시고 또 잘 다루기도 하신다. 감독님을 어린 나이에 만났으면 뛰는 양도 많아지고 조금 더 잘됐을 것 같다.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이해를 하고 경기를 하다 보니 훨씬 잘 된다. 그러면서 경기력이 살아난다”고 믿음을 표현했다.
조영욱은 자신감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자신감을 가질 때와 부담감이 있을 때의 플레이 차이가 크다. 공격 포인트가 안 나오면 경기를 잘해도 찝찝한 느낌이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올시즌에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나의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경쟁하고 뒷공간을 움직이려고 한다. 외국인 선수가 오기 전까지 정말 잘하고 싶다. 수비를 잘하면서 골도 넣고 싶다. 그래야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더라도 나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 팬들한테 내년에도 조영욱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각오를 남겼다.
가고시마(일본)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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