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먹튀 위기다.
노진혁(36, 롯데 자이언츠)은 역대 FA 유격수 계약규모 NO.2를 자랑한다. 2022-2023 FA 시장에서 4년 50억원 계약을 맺었다. 2023-2024 FA 시장에서 6년 124억원 계약을 맺은 오지환(35, LG 트윈스)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다.
노진혁과 함께 2016-2017 FA 시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4년 50억원 계약을 맺은 김재호(40, 은퇴), 이번 2024-2025 FA 시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4년 50억원 계약을 체결한 심우준(30)이 있다. 이들 뒤에도 20억원 이상 계약자가 총 9명이다.
▲역대 유격수 FA 계약 탑9(포지션 애매한 선수들 제외)
오지환 2023-2024 LG 6년 124억원
심우준 2024-2025 한화 4년 50억원
노진혁 2022-2023 롯데 4년 50억원
김재호 2016-2017 두산 4년 50억원
오지환 2019-2020 LG 4년 40억원
손시헌 2013-2014 NC 4년 40억원
박진만 2004-2005 삼성 4년 39억원
김재호 2020-2021 두산 3년 25억원
이대수 2013-2014 한화 4년 20억원
그런데 노진혁은 지난 2년간 지독한 부진에 시달렸다. 2023시즌 113경기서 타율 0.257 4홈런 51타점 43득점 OPS 0.724, 2024시즌 73경기서 타율 0.219 2홈런 13타점 OPS 0.604.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20시즌 20홈런에, OPS 0.7이상 4차례를 찍은 공수겸장 유격수의 기대 이하의 행보다.
4년 50억원 계약의 첫 두 시즌서 고작 186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 기간 실책은 19개밖에 없었지만, 50억원 유격수라면 공수겸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기대치다. 결국 노진혁은 2024시즌 박승욱에게 주전 유격수를 내주고 3루 등에서 백업으로 나갔다.
급기야 노진혁은 2025시즌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빠졌다. 김태형 감독의 시즌 구상에 일단 없다는 의미다. 노진혁은 박승욱은 물론 다른 내야수들의 부진 혹은 부상에 대비한 플랜B로 밀려나버렸다. 우선 2군 스프링캠프에서 제대로 성과를 내서 1군에 어필하는 수밖에 없다.
노진혁이 올 시즌 연봉을 완전히 수령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선수계약서 관련 야구규약 제32조[연봉의 증액 및 감액]에 따르면, 연봉 3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가 경기력 저하 등 선수의 귀책사유로 부상 없이 2군에 머무를 경우, 연봉의 300분의 1의 50%에 현역선수로 등록되지 못한 일수를 곱한 금액을 연봉에서 감액한다. 현역선수에 등록하지 못한 일수는 타자의 경우 개막전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노진혁은 연평균 6억원을 연봉으로 수령하는 선수다.
FA 유격수 계약 탑9의 면면을 보면, 노진혁처럼 부상이 아닌 이유로 주전에서 밀려난 케이스는 거의 없었다. 50억원대 고액 FA 계약자가 아프지도 않은데 1군 캠프, 1군 경기에 못 나가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노진혁에겐 앞으로 2년간 위기이자 기회다. 분명 장기레이스에서 1군행은 물론 주전 도약 찬스가 최소한 한 번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1군 캠프는 못 갔지만, 개막엔트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 언제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니 2군에서 준비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 만약 2군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으면 FA 잔혹사로 직행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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