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수 빼고 다했다.
키움 히어로즈 우타자 김태진(30)은 2022년 4월 말 KIA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 된 뒤 포수 빼고 모든 포지션을 맡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2년엔 1루수로 253⅔이닝, 2루수로 161⅓이닝을 소화했다. 좌익수, 3루수, 중견수로도 나갔다.
2023년엔 3루수로 233이닝을 소화했다. 2루수로도 139⅓이닝을 나갔다. 그리고 좌익수와 1루수로도 뛰었다. 2024년엔 유격수로 346이닝을 소화했다. 뒤이어 좌익수, 2루수, 우익수, 3루수로도 나갔다. 정말 키움 입단 후 포수만 빼고 다 소화해봤다.
2024시즌의 경우 유격수 비중이 제일 높았다. 키움은 2020시즌을 끝으로 김혜성(30, 탬파베이 레이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확실한 유격수가 없었다. 에디슨 러셀이란 외국인타자에게 맡기기도 해봤고, 이젠 메이저리그로 떠난 김혜성(26, LA 다저스)이 2021년을 풀타임 유격수로 뛰기도 했다. 신인급에게도 과감히 맡겨 보기도 했다. 그러나 안정감을 주는 유격수는 없었다.
김태진도 유격수로 뛰며 타격은 타율 0.209 7타점 OPS 0.507에 머물렀다. 그러나 수비력이 안정적이었다. 지난해 전체 실책이 단 4개였다. 유격수로 뛰면서도 3개로 준수했다. 홍원기 감독이 시즌 중반부터 김태진에게 줄곧 유격수를 맡긴 건 안정적인 수비력 때문이었다.
올해도 키움 3유간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기대주였던 신인 이재상과 고영우는 나란히 2군 퓨처스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한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1군에 올라올 수도 있지만, 일단 1군 캠프 멤버 기준으로 볼 때 김태진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선수가 안 보인다. 유격수가 가능한 선수는 이적생 오선진, 김병휘 등이 있다.
홍원기 감독은 기본적으로 멀티포지션을 선호한다. 주전과 백업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안전운행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선수들의 긴장감, 경쟁력을 극대화시켜 언제든 자리바꿈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 김태진은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단, 작년의 일이었고 올해는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순 없다. 그런데 올 시즌 키움은 김혜성마저 떠나면서, 중앙내야가 많이 불안해졌다. 김태진만큼은 유격수에 박아놓고 안정감을 꾀하는 전략을 펴는 것도 좋아 보인다.
타격의 경우, 지난 시즌 81경기서 타율 0.222 10타점 26득점으로 썩 돋보이지 않았다. KIA 시절부터 짧게 쥔 배트는 키움에서 몽땅연필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극단적으로 바뀌었다. 정확성을 극대화하는 목적이었지만, 작년엔 풀리지 않았다. 이 부분은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
그런 김태진은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에 선발대로 출국했다. 올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고자 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키움에서 다른 선수들은 포지션을 늘리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지만, 이미 포수 빼고 전 포지션을 소화한 김태진만큼은 정착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이 팀은 유격수가 제일 급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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