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짜 이대호 후계자가 돨까.
나승엽(23, 롯데 자이언츠)은 덕수고 시절 메이저리그가 주목한 타격 인재였다. 실제 코로나19 이슈만 아니라면 미국과 계약했을 가능성이 컸다. 그 정도로 미국행에 진심이었다. 그러나 롯데가 2021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1순위에 과감하게 지명했고, 전임단장이 나승엽을 설득해 입단을 이끌어냈다.
롯데는 기민했다. 나승엽이 1년차 시즌을 마치자 당장 1군 핵심전력이 되긴 어렵다고 판단, 과감하게 군 복무부터 시켰다. 2021년 나승엽은 60경기서 타율 0.204 2홈런 10타점 16득점 OPS 0.563을 기록했다.
대신 상무에서 2년 연속 타율 3할(2022년 82경기 0.300, 2023년 84경기 0.314)을 치며 자신만의 타격을 정립했다. 그리고 2024시즌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했다. 121경기서 407타수 127안타 타율 0.312 7홈런 66타점 59득점 OPS 0.880을 기록했다. 비공식 3년 연속 3할을 칠 정도로 컨택에 재능을 보였다.
아직 홈런을 생산할 노하우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교타자로 성장할 타자는 아니다. 중, 장거리 1루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스윙스피드가 빠르고, 임팩트 시 손목의 힘이 또래 타자들보다 확연히 좋다는 평가다. 경험을 더 쌓으면 3할을 지키면서 20홈런 이상 가능해 보인다.
롯데의 레전드 1루수는 단연 이대호다. 롯데는 이대호를 이을 간판타자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나승엽은 제2의 이대호 혹은 포스트 이대호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포지션이나 타격 스타일을 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나승엽은 작년 11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해 국제대회 경험도 쌓았다. 향후 붙박이 국대가 되려면 좀 더 보여줘야 한다. 당연히 올해가 중요하다. 리그에 이름을 알리고, 구단 역사에 이름을 알리려면 1년 잘 하는 것에 만족하면 안 된다.
실질적 소포모어 징크스를 맞이할 수도 있는 2025시즌이다. 나승엽에 대한 9개 구단의 경계가 본격적으로 강화될 시점이기 때문이다. 나승엽으로선 여기서 다시 한번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면 애버리지가 생기고, 경쟁력이 올라간다. 1루 수비는 매끄럽진 않아도, 경험을 쌓으면 무조건 좋아질 수 있다. 일단 김태형 감독은 한 번 주전을 잡은 선수에겐 최대한 믿음을 보내는 스타일이다. 나승엽으로선 쫓기지 말고 자기 야구를 하면 된다.
나승엽은 지난 12~13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정상 출전했다. 2경기 모두 2번 1루수로 나갔다. 12일에는 4타수 1안타, 13일에는 2타수 무안타 1득점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약 40일 앞두고 컨디션을 올리는 과정이라 결과는 큰 의미 없었다. 나승엽이 진정한 포스트 이대호를 위해 힘차게 2025시즌을 시작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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