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약 개발 밑거름을 위해 확대 흐름 뚜렷
빅파마와 국내 기업 R&D 비용 격차 여전
왼쪽 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대웅제약, 유한양행 본사. /각사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이 신약 개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R&D(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 R&D 비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체 산업 차원에서도 투자 확대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정책연구센터가 발간한 ‘임상시험 산업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제약사 96곳의 R&D 비용은 약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173곳의 2023년 R&D 투자 규모는 4조99억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의 15.8%에 해당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2024년 R&D 비용은 약 3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46% 늘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R&D에 약 4300억원을 투자해 2023년, 2022년 대비 비용을 26%, 5% 증가했다.
유한양행도 R&D 투자 확대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약 2700억원을 R&D에 투입해 2023년 대비 38%, 2022년 대비 49% 증가했다.
대웅제약 역시 2023년과 2022년 대비 각각 13%, 16% 증가한 약 230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이 밖에도 종근당, 한미약품 등 다수 기업이 연구개발 비용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등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R&D 강화를 통한 신약 개발 등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매년 50~60개 글로벌 신약이 허가되지만, 한국 시장 점유율은 정체 상태다. 2026년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3.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29.3%), 일본(11.9%)과 큰 격차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 방안으로 신약 개발을 꼽는다. 국내 기업의 신약 개발이 글로벌에서 성과를 낸다면 산업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R&D 투자 규모다. 2022년 기준 글로벌 빅파마 중 하나인 로슈는 R&D 비용으로 약 17조원을 투입했다. 이는 당시 국내 상위기업 10곳의 연간 R&D 비용보다 9배 많은 금액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신약개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R&D의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신약의 실질적인 혁신가치 반영·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제약·바이오 산업 R&D를 늘리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게티이미지뱅
정부에서도 제약·바이오 산업 R&D를 늘리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달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을 개편해, R&D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 비중이 높은 기업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해 R&D 인력 비용 법인세액 공제, 정책자금 융자 특례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인증 기준이 정성평가 위주로 이루어져 객관성 부족, 글로벌 제약사 별도 인증기준 부재 등으로 문제 개선 요구가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평가 객관성 제고를 위해 정량지표를 신설하고, 글로벌 협력 R&D를 반영하는 글로벌 제약사 인증유형을 구분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새로운 평가 기준은 9월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 국가 R&D 사업 참여 기준도 올해 상반기 중에 완화한다”며 “정부도 연구개발 지원 확대,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제약·바이오 기업이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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