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15승을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가는 건 아니다.”
LG 트윈스의 2024시즌 고전 원인 중 하나는 외국인투수들의 위력이 은근히 떨어진 것이었다. 디트릭 엔스가 나쁘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맛은 부족했다. 케이시 켈리는 시즌 도중 결별해야 했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서 어쩌다 보니 불펜 알바를 맡겨야 했다.
올 시즌 LG는 에르난데스와 다시 손을 잡고 새 외국인투수로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요니 치리노스(32)를 영입했다. 치리노스는 2018년부터 탬파베이 레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거쳐 2024시즌엔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몸을 담았다.
메이저리그에선 75경기서 20승17패 평균자책점 4.22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144경기서 47승27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좋았다. 작년에는 트리플A에서 21경기에 등판, 10승6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투심 최고 154km까지 나오고, 포크볼과 스위퍼를 섞는 투수다. 공 자체가 빠른데 홈 플레이트에서 변화가 심한 구종을 지녔다. 공이 약간 옆에서 날아들어오면서도 움직임이 심해서, 처음으로 상대하는 KIA 타자들로선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LG 염경엽 감독은 치리노스를 1선발로 삼으면서 15승을 기대했다.
3월2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 이어 3월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도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리고 6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서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KIA 타선이 김도영과 김선빈이 빠지긴 해도 절대 만만한 구성이 아니지만, 치리노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치리노스는 “KIA가 좋은 팀이란 걸 알고 있어서 더 집중하려고 했다. 어제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돼서 더 많이 준비했다. 마운드에선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고 했다. 내가 즐기는 공격적 피칭으로 빠르게 타자들을 아웃 시키려고 했다”라고 했다.
LG는 시즌 첫 11경기서 10승1패다. 치리노스는 “나도 처음 하는 경험이다. 즐기면서 시즌을 치른다. 내가 팀에 도움이 되고 있어서 만족스럽다. 그리고 팀원들이 좋은 케미스트리를 유지하면서 경기를 준비한다. 우리는 좋은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계속해서 이렇게 나아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날 상대한 KIA 아담 올러는 2024시즌 트리플A에서 함께 뛰었다. 올러는 이날 잠실구장 마운드의 흙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심판진에 양해를 구하고 경기진행요원에게 마운드를 고르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치리노스는 “올러와 난 다른 유형의 투수다. 오른발 디딤발을 내딛을 때 계속해서 같은 지점에 착지하기 때문에 패인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난 잠실 마운드가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5승이란 목표 수치가 있지만, 숫자를 생각하면서 마운드에 올라가는 건 아니다. 매 게임 좋은 결과를 얻어내려고 한다. 어떤 결과를 내든 내가 할 수 있는 투구를 보여드리는 게 내 목표”라고 했다.
ABS 적응은 문제없다. 치리노스는 “미국 ABS 시스템과 조금 다르다. 구장마다 존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은데 마운드에 올라가서 ABS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고 던지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투구의 로케이션은 내가 정할 수 있는 것이다. ABS가 내 투구에 대해 그렇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했다.
잠실=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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