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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상적인 것은 왼손을 땅에 대지 않는 것이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콜로라로 로키스와 홈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볼넷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콜로라도와 맞대결에서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렸던 오타니는 이날 역사에 남을 하루를 보냈다. 오타니가 기록을 작성한 것은 3회말 두 번째 타석이었다. 첫 번째 타석에서 콜로라도 선발 라이언 펠트너를 상대로 3구 삼진으로 물러났던 오타니는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무려 6구까지 가는 끈질근 승부를 선보이며 볼넷을 얻어냈다.
이후 오타니가 역사를 썼다. 후속타자 무키 베츠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프레디 프리먼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오타니가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시즌 5호 도루. 이 도루로 오타니는 '전설' 스즈키 이치로(509도루)에 이어 역대 일본인 메이저리거 두 번째로 150도루의 고지를 밟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윌 스미스의 홈런에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손에 쥐었다.
다만 이날 추가 안타는 없었다. 득점에 성공한 뒤 오타니는 3회초 2사 만루에서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으나, 바뀐 투수 제이크 버드를 상대로 초구에 땅볼로 물러났다. 그리고 6회초 무사 1루의 네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고,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땅볼에 그쳤다. 다만 8회초에는 땅볼로 출루한 뒤 프리먼의 적시타에 다시 한번 홈을 밟으며 두 번째 득점을 확보했고, 다저스의 6-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오타니는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뛰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2018년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일본 시절 통산 도루가 13개에 불과했던 오타니는 2018년 10도루, 2019년 12도루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1시즌 26번의 베이스를 훔치며 20-20클럽에 가입했고, 2024시즌에는 무려 59도루를 기록하며 지구상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50-50클럽 최초 가입자로 거듭났다.
하지만 오타니에게 도루는 썩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WS)를 치르던 중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유는 도루 과정에서 왼손을 땅에 짚었는데, 당시의 충격이 고스란히 왼쪽 어깨에 전달되면서 시즌이 끝난 뒤 수술대에 올랐다. 이로 인해 '이도류' 복귀를 앞두고 있던 오타니는 투구 복귀를 위한 스케줄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후에도 오타니는 왼쪽 어깨 수술 통증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했고, 오타니는 한동안 통증을 안고 훈련을 진행하거나 시범경기를 치렀다. 이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오타니가 통산 150도루를 달성한 16일 축하의 메시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유는 오타니가 부상 이후에도 계속해서 왼손으로 땅을 짚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도루에 대한 물음에 "오타니가 부상을 겪었었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왼손을 더 부드럽게 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상적으로는 왼손을 땅에 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행동이 반복될 경우 또다시 부상이 찾아올 수 있는 만큼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에게 왼손으로 땅을 짚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사령탑은 "오타니도 그걸 인식하고 있고, 조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왼손을 강하게 짚진 않는다"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왼손을 땅에 대지 않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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