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내게 배우라는 단어는 아직도 많은 고민과 숙제를 던지는 단어다.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
29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47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원빈의 수상소감을 들으면서 그가 연기자로 TV안방극장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하며 눈길을 끈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때의 모습이 떠오른다.
‘광끼’ 등으로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심은 원빈은 2000년 방송된 ‘가을동화’로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프렌즈’ 등 드라마에 출연한 뒤 충무로에 진출해 ‘킬러들의 수다’ 등에 출연하며영화계에 비중을 두며 활동을 했다.
원빈은 ‘가을동화’ 출연을 계기로 스타로 화려한 비상을 했다. 출중한 외모와 매력적인 캐릭터 덕분이었다. ‘가을동화’의 윤석호PD가 연기자 캐스팅을 할 때 이 당시 원빈의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던 스타제이 정영범대표는 “준서(송승헌)라는 주인공 캐릭터보다 여자 주인공, 은서(송혜교)를 놓고 삼각관계를 벌이는 태석(원빈)역이 탐이 났다. 태석역은 비록 여자 주인공과 맺지는 못하지만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독차지할 수 있는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다”고 했다.
정대표의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원빈은 빼어난 외모와 함께 ‘가을동화’의 매력적인 캐릭터 덕분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스타로 부상했다. 이후 원빈은 드라마와 영화의 주연을 하며 인기를 더해갔다. 그리고 한류스타로도 부상했다.
하지만 원빈은 스타덤에 오른 연기자로선 문제 있는 약점이 있었다. 바로 연기력이었다. 원빈에게 대중의 엄청난 사랑을 받는 스타라는 위상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지만 연기력이 출중한 연기자라는 평가는 하지 않았다.
원빈은 ‘꽃미남’이라는 수식어로 표출되는 빼어난 외모나 스타성은 있었지만 연기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발성에서부터 문제를 드러내고 뿐만 아니라 연기의 세기가 정교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캐릭터 소화력이 많이 떨어졌다. 원빈이 자신의 연기력으로 스크린이나 브라운관 너머의 관객과 시청자에게 감동의 전율을 선물하는 데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연기의 스펙트럼이 확장되고 고질적 문제였던 발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원빈의 연기력이 훨씬 안정감을 찾았다. 캐릭터와 연기가 따로 노는 현상도 없어졌다. 지난해 ‘마더’에서 세밀한 감정연기를 선보이더니 ‘아저씨’에선 상황과 감정이 살아 있는 액션연기까지 잘 소화했다.
유독 연기력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의형제’의 송강호, ‘악마를 보았다’의 이병헌과 최민식 등을 제치고 원빈이 47회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그의 스타성에 못지 않는 연기력을 인증해주는 징표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원빈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유독눈길을 끌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47회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원빈.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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