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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직구 일변도의 투구로는 한계가 있었다.
랜스 린(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4회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으나 5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패전의 위기에 몰렸다.
지나친 직구 위주 투구가 문제였다. 이날 린의 총 투구수 89구 가운데 직구가 80개였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간간이 섞기는 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자신 있는 직구 하나로 승부를 봐야 했는데 철저히 묶이던 보스턴 타자들이 5회 이후 눈을 떴다.
1회부터 최고 96마일 강속구를 앞세워 보스턴 타자를 제압해 나간 린이다. 1회초 선두타자 제이코비 엘스버리를 유격수 뜬공, 다니엘 나바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더스틴 페드로이아를 96마일 직구로 삼진 처리했다. 삼자범퇴.
2회에는 선두타자 데이비드 오티즈에 안타를 내줬으나 조니 곰스를 5-4-3 병살타 처리하며 주자를 지웠다. 곧이어 젠더 보가츠는 3루수 땅볼로 가볍게 요리했다. 3회에는 선두타자 스티븐 드류를 2구 만에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고, 데이비드 로스와 클레이 벅홀츠는 각각 95, 94마일 직구로 삼진 처리했다.
4회도 삼자범퇴였다. 엘스버리와 나바를 각각 땅볼과 뜬공, 페드로이아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 던진 16구 가운데 15개가 직구였고, 4회까지 투구수 50개 가운데 47개가 직구였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아주 간간이 섞었으나 빈도는 매우 낮았다. 직구만으로도 보스턴 타자들을 상대하기에 무리가 없어 보였다.
5회부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이전의 안정감은 없었다.
린은 5회초 선두타자 오티즈에 2루타를 맞아 이날 첫 득점권 출루를 허용했다. 곧이어 곰스와 보가츠에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그를 진정시켰다. 이어진 후속타자 스티븐 드류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로스와 대타 마이크 카프를 각각 삼진과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6회에는 2아웃을 잘 잡아낸 뒤 페드로이아에 안타, 오티즈에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결국 마이크 매서니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세스 메네스로 투수를 교체했다. 린은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문제는 메네스가 곰스에 역전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고 만 것. 책임주자 2명이 홈을 밟아 린의 자책점이 3점으로 올라갔다. 팽팽하던 승부는 순식간에 3점 차가 됐다. 2사 후 집중력 부족이 어마어마한 독이 돼 돌아왔다.
5회 이후에도 직구만 고집한 투구패턴이 문제였다. 5회에는 29구 중 25개가 직구였고, 6회에도 직구 8개, 슬라이더 2개를 던졌다. 눈치 빠른 보스턴 타자들은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직구 위주 투구를 펼치다 무너진 세인트루이스 선발 랜스 린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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