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앞에는 적이 있고, 뒤에는 강이 있었다. 어떻게든 적을 뚫어야 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택한 방법은 총력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차우찬이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1+1 조합이 탄생했다. 바로 안지만과 릭 밴덴헐크였다.
삼성은 2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서 7-5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7전 4선승제의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우승을 확정하든 그대로 주저앉든 홈인 대구에서 끝장을 보게 됐다.
선발 윤성환이 초반에 무너졌다. 팀 타선에 4점이나 지원받고도 3점 차 리드를 못 지켰다. 4-1로 앞선 3회말 연속 3안타를 맞고 4-4 동점을 허용했다. 분위기는 급격히 두산 쪽으로 흘렀다. 이날 윤성환의 성적은 2⅓이닝 7피안타 4실점. 1차전의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삼성에게는 큰 위기였다. 차우찬이 전날(28일) 3차전서 100구를 던졌기에 '+1' 카드도 없었다.
삼성은 안지만을 택했다. 선발이 3이닝도 못 버틴 상황에서 불펜까지 무너지면 끝이었다. 안지만의 부담감은 천근만근이었다. 하지만 3⅔이닝을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4-4로 맞선 3회말에는 1사 1, 2루 추가 실점 위기를 스스로 넘겼다.
이날 유일한 피안타가 두산 최준석에 내준 동점 홈런이었다는 옥에 티. 하지만 팀이 승리했기에 이아픔마저도 훌훌 털어낼 수 있었다. 실제로 안지만이 45구를 던지며 3⅔이닝이나 버텨준 덕택에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외국인투수 릭 밴덴헐크도 거들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밴덴헐크가 오늘 불펜피칭을 하는 날이다"며 "불펜피칭 대신 구원 등판할 수도 있다"고 그의 출격을 시사했다. 밴덴헐크는 5-5로 팽팽히 맞선 7회말부터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152km 빠른 공에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이 완벽 조화를 이뤘다. 내야안타 하나만 내주고 두산 타선을 완벽 봉쇄한 밴덴헐크다.
안지만과 밴덴헐크가 5⅔이닝을 단 한 점만 주고 버텨냈다. 선발투수의 몫을 이들 둘이 해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두산은 이들이 마운드에 서 있는 동안 단 3명의 주자만 출루했다. 그 중 하나가 최준석의 홈런이었으니 득점권 찬스는 없던 셈이다.
삼성은 9회 '끝판왕' 오승환이 1이닝을 틀어막고 7-5 승리를 지켜냈다. 안지만과 밴덴헐크가 길게 막아준 덕에 오승환을 조기 투입할 필요는 없었다. 그야말로 '내일이 없던' 삼성으로서는 투수 4명만 내고 승리한 것이 무척 다행이다. 안지만-밴덴헐크라는 새로운 1+1 조합이 나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대구로 간다.
[삼성 라이온즈 안지만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릭 밴덴헐크가 8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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