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밴덴헐크가 5차전에 이어 6차전에서도 삼성의 영웅이 될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릭 밴덴헐크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밴덴헐크는 한국 프로야구에 입성한 첫 네덜란드 본토 선수다. 그리고 2012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2명의 네덜란드 본토 선수(밴덴헐크, 디디 그레고리우스) 중 한 명이다.
흔히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중간급 선수를 말하는 'AAAA급' 선수로 평가된 밴덴헐크는 삼성 마운드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전반기 활약은 이에 못 미쳤다. 13경기에 선발로 나서 3승 5패 평균자책점 4.50에 그쳤다.
하지만 2군에서 투구폼을 가다듬은 뒤 밴덴헐크는 위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투구시 팔 높이가 높아지자 구위는 좋아졌고 변화구 각도는 예리해졌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두산 타선을 5⅔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이라이트는 5차전이었다. 삼성은 4차전까지 1승 3패를 기록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5차전 역시 5-5 팽팽한 접전. 밴덴헐크는 7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첫 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밴덴헐크가 두산 타선을 완벽히 틀어 막자 흐름은 삼성쪽으로 흘렀고 삼성은 8회 2점을 뽑았다. 밴덴헐크는 8회말에도 등판해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내내 외국인 투수 문제로 고생한 삼성이 밴덴헐크 덕분에 기사회생한 것이다.
밴덴헐크의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6차전 선발로 내정된 것. 상대 선발이 '삼성 킬러'로 유명한 더스틴 니퍼트이기에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다. 밴덴헐크의 호투가 전제돼야 삼성 역시 7차전, 그리고 이를 넘어 우승을 꿈꿀 수 있다.
밴덴헐크는 전형적인 선발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 등판한 146경기 중 143경기가 선발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50경기 중 35경기가 선발 등판이다. 비록 5차전에서 투구수가 28개로 많지 않았으며 불펜 피칭을 대신한 투구라 하더라도 삼성으로서는 약간의 불안감은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밴덴헐크가 불펜 등판 후 이틀 만에 나서는 선발 등판에서도 위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 현실이 된다면 삼성을 1년 내내 괴롭혔던 외국인 투수 고민도 눈 녹듯 사라질 듯 하다.
[6차전 선발로 내정된 삼성 릭 밴덴헐크.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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