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간다 10주년' 진선규, "우여곡절 많아도 결국 우리 선택" (인터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가 10주년을 맞았다. 그 시작에는 배우 진선규가 있었고 그들의 열정은 현재진행형이다. 한 극단이 10년 이상 유지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 배우들의 순수한 열정과 자신과 동료를 믿는 뚝심이 있었기에 간다의 10주년이 가능했다.

특히 간다 10주년에 진선규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진선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 민준호 감독과 함께 10년 전 간다를 만들었다. 이후 10년 동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서로를 믿는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고 그 결과, 10주년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진선규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간다 역시 2, 3년 정도 작품 공백이 있었다. 간다는 지원금을 받아 공연을 올린 적이 없다. 다행히 '우르르 간다' 끝낼 즈음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선생님들, 동료 배우들이 저희 팀을 너무 좋아해 줬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간다에 소속됐다고 해서 간다 작품만 할 수는 없었다. 각자 바운더리를 넓혀야 했고 그 과정에서 성장해야 했다. 그래야 간다의 경쟁력도 더욱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선규는 "간다 배우들끼리 함께 하는 것도 정말 즐거웠지만 외부 작업을 하면서 각자의 바운더리를 좀 넓혀서 다시 만나려 했다. 그러다 공백기도 가졌고 그 공백의 기간동안 동료들은 '다시 연기를 공부하고 싶어'라고 했다"고 밝혔다,

"10년이 되는 해애 뭔가 하기로 하자 해서 이렇게 모였다. 그런 사이 새로운 배우들도 들어오고 특히 (이)희준은 스타가 돼있었다. 각자, 각 분야에서 약간은 내로라 할 정도의 배우로 인정 받고 있어서 지금 다시 모였을 때 힘이 더 강해졌다. (민)준호도 그 사이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쏟아내주고 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결국 저희들이 선택한거라 괜찮았던 것 같고 정말 좋다. 지금 무엇이든 미치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다시 모였기 때문일까. 외부 작업 역시 배우들에게 도움이 됐지만 확실히 산전수전을 함께 겪은 극단 동료들과 모이면 뭔가 다르다. 단순히 친해서만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더 좋은지 서로가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강요가 없다. 상대방의 생각이 자신과 다를 때 강요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이 간다 배우들 사이에는 없다.

진선규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가기 위한 방향이 자신을 발전시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위한 느낌이다. 생각을 같이 갖고 있으니까 가능한 것 같다. 불편함과 서먹함이 없고 집중할 수 있다"며 "집중이란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집중이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말해야 되는,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만 생각하니까 상대만 보이게 된다"고 고백했다.

"늘 말하지만 간다 배우들은 유치원처럼 전부다 같이 노는 유치원생 같다. 하지만 서로를 존경하기도 하고 서로가 좋은 라이벌이고 좋은 친구기도 하다. 특히 (민)준호랑 작업하면 '내가 이것밖에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에 계속 전환점이 된다. 간다를 소소하게 알았던 분들도 있고 지금 아는 분들도 있고 아니면 10년 전부터 쭉 지켜본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근데 더 길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모습이 다음에는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 배우들이 하나 하나 발전해 나갈 것이다. 간다가 하는건 믿고 보게 만들고 싶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극단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게 됐으면 좋겠다. 열심히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

한편 진선규가 출연중인 연극 '올모스트메인'은 미국 인기 TV시리즈 로앤오더로 유명한 배우 존 카리아니(John Cariani)가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은 작품으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가상의 마을 Almost에서 금요일 밤 9시, 숨김없이 솔직한 아홉 쌍의 커플들에게 각각 동시에 벌어지는 9개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솔직 담백한 사랑이야기다. 오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예술마당 4관에서 공연된다.

[배우 진선규. 사진 = 스토리피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