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 유희관이 홈런 4방에 무너졌다.
유희관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서 선발 등판해 6⅔이닝 11피안타(4홈런) 1탈삼진 1볼넷 8실점을 기록했다. 유희관은 올 시즌 첫 패전(4승)을 떠안았다. 유희관의 8실점은 올 시즌 개인 최다 실점. 유희관의 평균자책점은 1.91에서 3.12로 치솟았다.
유희관은 이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1.91로 선두를 달렸다. 직구가 고작 110~130km서 형성되지만, 커브와 싱커, 체인지업의 위력이 대단하다. 낮게 깔리는데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직구에 홈 플레이트서 살짝 변하는 싱커와 낙차 큰 커브와 투심의 조합은 타자들이 알면서도 공략하지 못한다. 지난해보다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이 업그레이드 된 모습. 이런 유희관을 그 누구도 공략하지 못했다. 극심한 타고투저 시대서 유희관은 올 시즌 최고투수로 거듭났다.
유희관은 지난 4월 15일 대구 삼성전서도 8⅔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완벽하게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1실점이 9회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맞은 솔로포였다. 그 역시 실투가 아니라 나바로의 타격이 돋보인 케이스. 유희관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발휘하면 어떤 타자들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삼성 타자들이 마음을 먹고 나왔다. 삼성 타자들은 이른 볼카운트부터 전극적으로 유희관을 공략했다. 유희관은 1회를 무사히 넘겼으나 박한이에게 중전안타 1개를 맞았다. 2회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볼카운트 1B서 2구째 118km짜리 체인지업을 넣었으나 통타 당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맞았다. 유희관의 올 시즌 다섯번째 피홈런. 체인지업이 높게 구사된 게 화근이었다.
유희관은 후속 이승엽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1사 2루 위기서 이지영과 김상수를 잘 처리했다. 그러나 3회 선두타자 나바로에게 또 다시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나바로에게만 올 시즌 2개의 홈런을 내주는 순간이었다. 볼카운트 1B1S서 3구째 120KM짜리 체인지업을 통타 당했다. 이 체인지업 역시 높게 구사됐다.
유희관은 이후 체인지업 대신 싱커와 커브 비중을 높였다. 그러나 삼성 타자들은 잘 대처했다. 박한이가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고 최형우도 우중간 2루타를 뽑아내며 추가 점수를 올렸다. 유희관은 박석민과 이승엽을 가까스로 좌익수 플라이, 2루 땅볼로 돌려세워 대량 실점을 피했다.
유희관은 4회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우익선상 3루타를 맞았다. 이지영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손쉽게 4점째를 내줬다. 김상수와 나바로를 범타로 처리하면서 간신히 4회를 마쳤다. 유희관은 5회 2사 이후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박석민에게 볼카운트 2B서 3구째 131km짜리 직구를 넣은 게 높게 형성되면서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유희관은 6회를 삼자범퇴로 넘겼다. 그러나 7회 1사 이후 채태인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최형우에게 볼카운트 1B2S서 4구째에 130km짜리 직구를 넣다가 우월 투런포를 맞았다. 후속 박석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유희관은 이승엽 타석에서 결국 교체됐다. 홈런 4방 포함 장타만 8개를 얻어맞았다. 유희관답지 않은 피칭이었다.
총 100개의 투구수. 스트라이크는 65개.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홈런4개 모두 체인지업과 직구가 높게 형성된 것이었다. 최고 133km의 직구와 102km까지 떨어진 커브, 싱커성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별 무소용이었다. 제구력으로 먹고 사는 유희관이 제구력에 무너졌다. 그리고 삼성타선의 철저한 준비에 당했다. 그렇게 올 시즌 첫 패전. 유희관으로선 뼈 아픈 하루였다.
[유희관.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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