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권혁이 드디어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도 좋았다.
권혁은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구원 등판, 1⅔이닝 동안 2안타 1볼넷을 내줬으나 삼진 하나를 곁들이며 무실점 호투했다. 팀의 5-3 승리를 이끈 권혁은 시즌 3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이날 권혁의 등판은 또 다른 의미를 지녔다. 그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13년간 삼성에서만 뛰었다. 그러면서 통산 512경기에서 37승 24패 11세이브 113홀드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 중이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꾸준히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고, 2008년에는 43경기에서 6승 무패 15홀드 평균자책점 1.32 맹활약으로 그 해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다. 삼성 불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하지만 2012년부터 조금씩 입지가 좁아졌다. 2013년 52경기에서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38경기 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2.86으로 선전했으나 중요한 상황에는 투입되지 못했다. 스스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에 가고 싶다"며 삼성과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그리고 마운드에 약점을 안고 있던 한화가 권혁을 품에 안았다.
권혁에게 한화는 최고의 선택지였다. 이날 전까지 팀의 12경기 중 8경기에 등판했고,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지난 10일 롯데전서는 무려 51구 투혼을 선보이며 2⅔이닝 2피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한화 불펜에서 권혁만큼 막아준 투수가 많지 않았기에, 한화 팬들에게 사랑받는 건 당연하다.
이날 권혁은 팀이 4-3 한 점 앞선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마운드에 올랐다. 친정팀 상대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다. 전광판에 권혁의 이름이 뜨자 대전 홈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권혁의 각오 또한 남달랐을 터.
출발은 불안했다. 박한이에 좌전 안타를 맞았다. 좌익수 이성열이 공을 한 번 더듬는 사이 박한이가 2루까지 갔다. 위기였다. 박석민의 중견수 뜬공으로 2사 3루.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내 주자가 2명으로 불어났다. 후속타자는 이승엽. 한 방이면 역전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권혁은 이승엽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3으로 앞선 8회에는 한층 더 위력적인 투구를 자랑했다. 선두타자 구자욱을 145km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박해민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지영에 안타를 맞았으나 김상수를 초구 2루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셋업맨으로서 역할을 완벽 수행하고 9회부터 송은범에 마운드를 넘긴 권혁이다.
송은범이 9회초 선두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에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으나 박정진이 실점 없이 이닝을 틀어막아 경기를 끝냈다. 만약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면 권혁의 무실점투가 희석될 수 있었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권혁은 경기 후 "유먼의 지난 선발 등판서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했는데, 오늘은 점수 주지 않고 막고 싶었다"며 "힘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던졌고, 포수 (정)범모의 리드도 좋았다"고 말했다.
[권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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