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에도 타고투저가 KBO리그를 지배할까.
KBO리그는 지난 1~2년간 극심한 타고투저였다. 2014년은 절정이었다. 리그 타율 0.289, 리그 홈런 1162개를 기록했다. 타율은 역대 최고수준의 타고투저였던 1999시즌의 0.276을 뛰어넘어 역대 리그 최고 타율을 경신했다. 홈런은 1999년의 1274개에 이어 역대 최다 2위. 반면 2014시즌 리그 평균자책점은 무려 5.21로 역대 최초로 5점대를 찍었다.
2015년. 타고투저 양상이 누그러졌다. 리그 타율은 0.280, 리그 홈런은 1510개였다. 타율은 소폭 하락했고, 경기수 확대를 감안하면 홈런 개수도 많이 증가한 건 아니었다. 리그 평균자책점도 4.87로 약간 떨어졌다. 하지만, 2015년도 2014년에 버금가는 역대 최고수준의 타고투저 시즌이었다. KBO리그 흥행과 한국야구 발전 차원에서 지나친 타고투저보다는 타고투저와 투고타저가 적절히 균형을 유지하는 게 좋다.
▲타고투저 완화 기대
KBO리그 34년을 돌아보면, 타고투저와 투고타저는 유행처럼 번갈아 일어났다. 야구관계자들은 "2014시즌이 최절정기였고, 2015년을 기점으로 조금씩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실제 정상급 한국타자들의 타격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하는 시대다. 강정호(피츠버그)에 이어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도 이번 스토브리그에 메이저리그로 빠져나갔다. 최정상급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도 삼성과 결별했다. 앞으로도 수준급 타자들의 해외진출이 가속화된다면, KBO리그의 타고투저는 완화될 수 있다.
최근 1~2년을 기준으로 수준급 외국인투수들이 속속 KBO리그에 입성했다. 야구는 결국 투수놀음. 최정상급의 기량을 갖고 있는 투수는 최고의 타자를 누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도 에스밀 로저스(한화)가 그 평범한 진리를 입증했다. 올 시즌 로저스는 한화에서 풀타임을 소화한다. 헥터 노에시(KIA)도 거물급으로 통하고, 더스틴 니퍼트도 지난 시즌 막판 부활에 성공, 두산과 재계약을 앞뒀다. 전체적으로 외국인투수들의 수준이 올라가면 타고투저는 완화될 수 있다.
또한, KBO는 올 시즌 스카이라인스포츠와 2년 단일구 계약을 맺었다. KBO가 반발계수를 수시로 검사, 일정수준의 반발계수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럴 경우 조금이나마 타고투저 완화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투수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표본이 적고, 상대가 잘 모르는 특성이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 당시 한국의 젊은 투수들은 예상 외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차우찬(삼성) 임창민(NC) 조상우(넥센) 등은 값진 경험을 쌓았다. 이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통해 KBO리그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경우 타고투저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타고투저 유지 조짐
그러나 수년간 KBO리그를 지배했던 타고투저가 올 시즌에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간판급 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갔지만, 리그 전체를 놓고 보면 일부일 뿐이다. 여전히 각 팀의 최고타자들은 최정상급 투수들과 대등한 승부를 벌인다. 그들은 각 팀의 어지간한 투수들을 힘과 테크닉으로 압도한다. 에릭 테임즈(NC) 김태균(한화) 최형우(삼성) 나성범 박석민(이상 NC) 최정(SK) 손아섭(롯데)등 국내에서 그 어느 투수도 극복해낼 수 있는 간판급 타자들도 건재하다.
사실 타고투저는 2014년 외국인선수 확대(2명 보유 2명출전→3명 보유 2명 출전)로 각 팀이 1명 이상의 외국인타자를 보유하게 되면서 극대화된 측면이 크다. 외국인선수제도 도입 초창기와는 달리 최근에는 각 팀들의 외국인선수 영입 노하우가 쌓이면서 극단적으로 실패하는 외국인타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6년에도 테임즈를 위협할 수 있는 외국인타자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야구관계자들 전망. 나바로는 떠났지만, 짐 아두치(롯데), 브렛 필(KIA), 앤디 마르테(KT) 등 수준급 외국인타자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대니 돈(넥센), 아롬 발디리스(삼성) 등도 만만찮은 실력자로 꼽힌다.
KBO리그는 타자들의 기량 발전 속도가 투수들보다 빠르다. 리그 특성상(매년 16차례 맞대결) 각 팀 간판급 투수와 타자의 잦은 맞대결로 시간이 흐를수록 타자가 유리한 측면도 있고, 투수들의 기술적 성장이 벽에 부딪혔다는 평가도 있다. 근본적으로 이 흐름이 뒤집어지지 않는 한 타고투저의 완화는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투수 지도자들의 연구와 젊은 투수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야구장 전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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