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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악재도, 불황도 KBO리그 흥행을 막지 못했다.
훗날 2016년은 KBO리그 역사의 전환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출범 35년만에 처음으로 8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제 KBO리그는 단순히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스포츠가 아니다. 한국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한 킬러콘텐츠로 거듭났다.
KBO리그는 2012년 사상 처음으로 7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2013년~2014년 600만명 대로 떨어졌다. 2015년 700만명대를 회복했으나 늘어난 경기 수를 감안하면 평균 관중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승부조작, 음주운전 등 각종 사건사고가 적지 않았다. 스타급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로 빠져나갔다. 8월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열렸다.
기우였다. 8일까지 정확히 832만6457명이 KBO리그를 관전했다. 경기당 평균 1만1596명이 입장했다. 2015년 736만530명을 훌쩍 넘었다. 모든 구단이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두산이 116만5020명, LG가 115만7646명을 동원하며 흥행을 이끌었다. 뒤이어 SK가 86만5194명, 삼성이 85만1417명, 롯데가 84만7146명, 넥센이 78만2121명을 모았다.
삼성, 넥센의 새로운 홈구장 효과가 발휘됐다. 삼성과 넥센은 2015시즌까지 구장 규모가 작은 대구,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관중동원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서울 고척스카이돔으로 옮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넥센은 국내 유일의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 비가 와도 안정적으로 관중을 유치했다. 삼성은 성적 부진만 아니었다면 더 많은 관중을 동원할 수도 있었다.
KBO리그가 대중에게 깊숙이 파고 들었다. 구단들의 마케팅 기술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경기 불황에도 화끈하게 지갑을 여는 팬이 적지 않다. 과거에는 올림픽, 월드컵이 열리는 시즌은 관중동원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꼭 그렇지도 않다. 그만큼 충성도 높은 소비자가 늘어났다.
이제 KBO리그는 진지하게 1000만 관중을 바라본다. NC가 마산에 새로운 홈구장을 짓고 있다. 새 구장을 오픈한 삼성과 전통적으로 팬이 많지만,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롯데가 좀 더 힘을 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900만~100만 관중이 흑자경영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도 있다.
물론 팬들의 안전, 보안을 위협하는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다시 나오면 안 된다. 승부조작, 음주운전 등 각종 사건사고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수년째 타자들에게 밀려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투수들의 질적 성장을 통해 경기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KBO리그에 대한 구매력이 높은 마니아층이 건재하지만, 언제 다른 컨텐츠로 돌아설지는 알 수 없다. KBO리그는 800만 관중에 안주하면 안 된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위), 고척스카이돔(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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