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현종 효과가 2차전을 지배할 수 있을까.
KIA 김기태 감독은 10일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여차하면 양현종을 구원투수로 내보내려고 했다. 실제 1차전 직전 "현종이는 경기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발 헥터 노에시가 7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아냈다. 그 사이 타선이 4점 차로 달아났다. 굳이 양현종을 구원투수로 내세울 필요는 없었다.
KIA가 1차전서 양현종을 소모하고 2차전을 맞이했다면 지크 스프루일 등 다른 투수가 2차전 선발로 나서야 했다. 김 감독도 "(양현종을 소모할 경우에 대비한) 후보들은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승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양현종을 1차전서 불펜 투입해서라도 이겨야 하는 게 KIA의 1차 목표였다. 그러나 양현종을 쓰지도 않고 이기면서 발생한 효과가 있다. 일단 양현종을 예정대로 2차전 선발로 내면서 선발 매치업 무게감서 밀리지 않는다. LG 류제국은 13승을 거둔 토종 에이스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4.30으로 높은 편이다. 물론 올 시즌 KIA전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37로 강했다. 그러나 양현종도 올 시즌 LG전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41로 좋았다.
KIA가 2차전서 양현종을 내세우면서 1차전처럼 투수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양현종과 류제국 모두 정규시즌 최종전 결과는 좋지 않았다. 양현종은 3일 광주 kt전서 5⅔이닝 5실점, 류제국은 1일 잠실 SK전서 3⅔이닝 4실점했다. 마지막 한 판이니 마운드 보직은 의미 없다. 모든 투수가 총동원되는 경기다.
KIA는 마운드 총력전 과정에서 또 다른 양현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KIA의 1차전 최대 성과는 고효준~윤석민~임창용으로 이어진 계투진이 팀 리드를 지켜낸 부분이다. 즉, 양현종을 쓰지 않고도 불펜에서 계산이 되는 투구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고효준, 윤석민, 임창용을 2차전 막판에도 똑같이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1차전서 양현종을 구원으로 쓰지 않고도 이기면서 이들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일종의 부수적인 양현종 효과. 물론 2차전 선발 양현종이 호투해야 하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있다.
양현종이 초반부터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투구를 하면, 오히려 심리적으로 LG가 쫓길 수 있다. KIA는 정규시즌 5위 자격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있다. 1차전부터 벼랑 끝이었다. 그러나 KIA의 1차전 승리로 약간의 심리적 여유가 있었던 LG 역시 벼랑 끝으로 몰렸다.
KIA로선 양현종의 호투, 나아가 시리즈 전체에 미치는 양현종 효과를 누려야 한다. 내일이 없는 승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준플레이오프를 생각할 겨를은 없다. 양현종이 초반부터 흔들리면 KIA도 꼬일 수밖에 없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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