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차 드래프트가 열린 지난 22일. LG의 분명한 노선 하나를 알 수 있는 날이었다.
이날 오전에 양상문 LG 단장이 정성훈을 만나 재계약 불가 의사를 전달했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으로 결국 방출을 의미했다.
오후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는 베테랑 내야수 손주인과 외야수 이병규가 각각 삼성과 롯데로 이적했다. 역시 30대인 우완투수 유원상도 NC의 부름을 받았다.
결국 젊은 선수들을 육성해 어떻게든 리빌딩을 완성하겠다는 LG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LG 관계자 또한 "같은 포지션에 젊은 선수들이 있어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남겼다.
그런데 문제는 LG가 내보낸 베테랑 선수들이 완전히 기량이 쇠퇴한 선수도 아닌데다 당장 그 공백을 메울 대안이 누구인지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LG가 가차 없이 베테랑 선수들을 내보낸 것처럼 확실하게 정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베테랑을 내보내도 될 만큼 '확실하게 밀어줄 선수'를 찾는 것이다.
한 포지션에 여러 선수를 두루 기용하면서 경쟁을 유발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LG의 리빌딩 과정을 봤을 때 이것이 해답은 아니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LG는 올 시즌에도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의 문은 열었지만 눈에 띌만한 활약을 한 젊은 선수는 찾기 어려웠다. 박용택과 함께 규정타석을 채운 양석환도 홈런 14개와 타점 83개를 수확했으나 타율은 .263였다.
어느 팀이든 새롭게 주전으로 도약한 선수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이 하나 있다. "다음 타석이 있다는 생각에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지명타자 박용택, 포수 유강남, 유격수 오지환, 3루를 차지할 외국인선수 외에는 100% 주전이라 할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이젠 주전이라 할 수 있는 선수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차 없이 노장들을 내보낸 것처럼 주전감인 선수를 확실하게 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노장들을 내보낼 땐 그 어느 팀보다 냉정한 제스처를 취한 LG였다. 그런데 젊은 선수들의 기용에 있어 확실한 방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LG식 리빌딩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
새롭게 부임한 류중일 LG 감독은 "반쪽짜리 선수들이 너무 많다"고 아쉬워했는데 고치 마무리캠프에서 실전 위주의 훈련을 통해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이러한 작업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도 계속 될 것이다. 과연 '류중일호'는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를 확실하게 나눌 수 있을까.
[양상문 LG 단장(왼쪽)과 류중일 LG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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