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에이스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어?” 두경민의 레벨-업을 이끌어낸 이상범 감독의 한마디 아닐까.
원주 DB 가드 두경민이 화려하게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두경민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20경기에 출전, 평균 15.2득점 3점슛 2.7개 2.6리바운드 3.6어시스트로 맹활약하고 있다. 스틸을 제외하면, 모두 커리어-하이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 12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는 두경민의 진가가 빛난 경기였다. DB는 3쿼터 초반 28점차까지 뒤처졌지만, 뒤심을 발휘해 95-94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DB는 이날 18개의 3점슛을 넣었고, 이 가운데에는 디온테 버튼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3점슛과 위닝샷도 포함되어있다.
DB의 대역전극을 논할 때 첫 손에 꼽아야 할 선수가 두경민이었다. 두경민은 3쿼터에만 4개의 3점슛을 모두 넣는 등 14득점을 올리며 DB의 추격을 이끌었다. 덕분에 패색이 짙던 DB는 분위기를 전환했고, 기세를 몰아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두경민은 팀 선배들과 이상범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전주 KCC전(12월 9일)에서 내가 결정적 실책을 했다. (김)주성이 형과 (윤)호영이 형이 경기가 끝난 후 ‘에이스라면 책임감을 가져야 하지만, 너는 배 이상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네가 지금 갖고 있는 건 책임감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라고 운을 뗀 두경민은 “우리 팀을 만들어놓은 형들의 말씀이기 때문에 항상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두경민이 12일 SK전에서 맹활약하는데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두경민은 SK전을 돌아보며 “KCC전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있었고, 사실 SK전도 3쿼터 이전부터 따라잡을 찬스가 있었다. 놓칠 때마다 나 자신을 돌아봤고,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의 한마디도 빼놓을 수 없다. 이상범 감독은 비시즌에 동아시아대표팀 일정을 마친 후 숙소로 돌아온 두경민을 선수들 앞에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다. “너도 에이스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어?”
“사실 그땐 놀리시는 줄 알았다”라며 당시를 회상한 두경민은 “시즌을 치르는 과정을 돌아보면, 감독님께 감사드려야 할 부분이 많다. 경기를 이렇게 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린다. 나는 아직 볼 핸들링이 부족하고,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도 많았다. 이 와중에 훈련에 누구보다 열심히 임하는 외국선수(디온테 버튼)도 있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즌”이라고 덧붙였다.
DB의 질주도 매섭다. DB는 28점차 역전극을 연출, SK와 공동 2위가 됐다. 1위 전주 KCC와의 승차도 0.5경기를 유지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버거워보였던 전력으로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는 것.
이상범 감독은 “나도 우리 팀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고, 선수들 스스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해나가는 부분을 보는 재미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군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는 두경민은 DB의 상승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두경민은 “팀 분위기나 페이스가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팀 분위기는 준우승(2014-2015시즌)보다 좋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늘 걸출한 동기와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에게 비교되는 신세였지만, 이상범 감독을 만난 두경민은 다르다. 군 입대 전 화려한 시즌을 장식해나가고 있는 두경민의 성장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두경민.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