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조금은 바뀌지 않겠나 싶다."
SK 리카르도 핀토는 28일 인천 LG전서 4이닝 6피안타 4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수가 85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SK는 8연전 중이다. 선발투수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불펜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박경완 감독대행은 오히려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며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핀토는 이날 '자기주도 볼배합'을 했다. 제구와 커맨드가 좋지 않았다. 박 감독대행은 핀토의 부진한 투구 결과 때문에 조기 강판을 지시한 게 아니었다.
핀토의 마운드에서의 자세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박 감독대행은 29일 인천 LG전을 앞두고 "맞은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수가 항상 잘 던지고, 잘 막을 수 없다. 다만, 4실점을 한 뒤에 핀토의 모습을 좋지 않게 봤다"라고 했다.
핀토는 성격이 예민한 편이다. 실책이 나온 뒤 유독 흔들리며 무너지는 케이스가 잦은 게 대표적인 모습이다. 28일 경기도 비슷했다. 경기 도중 야수들에게 좋지 않은 표정을 짓는 등의 행동이 보였다. 박 감독대행은 불펜진의 과부하가 뻔했지만 핀토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해 조기 교체를 택했다.
박 감독대행은 "분에 못 이기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모습은 팀 전체에 영향이 온다. 그런 부분 때문에 무리수를 두고 강판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발투수의 역할이라는 게 있다. 불펜이 과부하가 걸린 상황서 핀토가 많이 던져줘야 했다. 그런 걸 생각해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야구의 중심은 투수다. 그날 SK가 7-24로 대패했던 건 기본적으로 핀토가 원인제공을 했다. 투수가 경기흐름에 냉정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경기 흐름이 넘어갈 수 있다. 투수가 흔들린 뒤 감정을 표출하면 그만큼 야수들도 부담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반대로 투수가 경기가 풀리지 못해도 내색 없이 투구에만 집중하면 야수들도 수비집중력이 높아진다.
SK는 29일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전체 미팅을 했다. 핀토는 사과했다. 박 감독대행은 "핀토가 다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했다. 선수들도 흔쾌히 받아들였다"라고 했다. 앞으로 100% 포수의 볼배합대로 던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 감독대행은 배터리의 호흡과 융통성을 강조했다.
박 감독대행은 선수단 미팅과 별개로 핀토에게 다시 한번 주의를 줬다. 그는 "이전에도 예민한 성격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었다. 계속 (불필요한 행동 자제)얘기하고 있으니 조금은 바뀌지 않겠나 싶다"라고 했다.
사람의 성격이 확 바뀌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러나 핀토는 프로다. 마운드에서는 감정조절을 잘해야 한다. 단순히 SK를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야구인생을 위해서라도 그렇다. SK는 핀토를 잘 관리해야 하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차피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외국인투수 교체는 쉽지 않다.
[핀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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