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화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올해 리그 최다 타이인 18연패로 허덕이고 사상 초유의 100패 위기까지 몰렸던 한화. 결국 최하위로 추락한 한화는 더이상 변화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고 '개혁' 수준의 선수단 정리로 그 스타트를 끊었다.
한화는 먼저 선수 11명을 방출했는데 이용규, 송광민, 최진행, 윤규진, 안영명, 김회성, 이현호 등 굵직굵직한 이름들이 보인다. 한화가 이들의 방출 소식을 보도자료로 배포하면서 붙인 제목은 '미래가치 중점 둔 쇄신 돌입'이었다. 최근 한화는 정민철 단장을 비롯해 유달리 '방향'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번 선수단 개편에 있어서도 "구단의 명확한 운영 방향에 맞춰 팀의 미래를 책임질 집중 육성 대상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팀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이라는 이유를 달았다.
초유의 대규모 방출. 그동안 '육성'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었던 지난 날을 철저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한화로 거듭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구단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번에 방출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나이가 많아도 효용 가치가 아예 없는 선수들은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내보내는 구단의 심정은 그리 편한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끌어안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 한화는 분명 세대교체와 리빌딩이 필요한 팀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또 언젠가는 실행해야 할 작업이기도 했다. 정민철 단장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내린 어려운 결정"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표현했다.
한화는 악몽 같은 18연패에서 탈출한 뒤 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는데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 눈에 띄었다. 그 쇄신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한화의 행보를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한화가 방출한 선수들 중에는 올해 1군에서 자주 나왔던 인원도 있다. 따라서 당장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하는 포지션도 발생했다. 리빌딩을 한답시고 무작정 어린 선수들을 줄 세우듯 라인업에 배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어쨌든 한화는 과감한 결정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만큼 앞으로도 깜짝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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