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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신인이지만, KT 위즈가 구단 역사상 첫 포스트시즌 경기의 선발을 맡길 만했다. 소형준이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부응하는 구위를 뽐냈다. 비록 KT는 석패했지만, 소형준의 활약상만큼은 빛난 일전이었다.
소형준은 9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KT는 소형준이 안정적인 구위를 뽐냈지만, 팽팽한 투수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정규시즌에서 KT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투수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였지만, KT가 소형준을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낙점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소형준은 정규시즌 26경기(선발 24경기)에 등판, 13승 6패 평균 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후 14년 만에 순수 고졸 10승을 달성한 소형준은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소형준은 특히 후반기 14경기에서 8승 1패 평균 자책점 2.50으로 맹활약,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두산전 성적도 좋은 참고자료가 됐다. 소형준이 두산을 상대로 6경기(선발 5경기) 3승 1패 평균 자책점 2.51로 활약한 반면, 데스파이네의 두산전 기록은 4경기 1패 평균 자책점 7.04에 달했다. 6월 2일 맞대결에서는 5이닝 10실점의 악몽을 경험하기도 했다.
물론 소형준에게도 불안요소는 있었다. 신인에게 포스트시즌 첫 등판은 분명 압박감이 따르는 요소였을 터. 또한 기선제압,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 티켓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1차전이었다.
불안요소도 있었지만, 소형준은 침착했다. 포스트시즌에 주눅 들지 않고 제 구위를 보여줬다. 소형준은 1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유격수 심우준의 실책에 의한 출루를 허용했지만, 두산의 후속타는 봉쇄했다. 4회초 2사 상황서 김재환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소형준은 비록 7회초 2사 이후 흔들려 2사 1, 2루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이어 투입된 주권이 승계주자의 득점을 저지한 덕분에 포스트시즌 첫 등판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소형준은 이날 총 100개의 공을 던졌고, 슬라이더(47개)를 주무기로 구사했다. 투심(35개) 최고구속은 148km였고, 슬라이더(11개)와 커브(4개)도 적절히 활용했다.
하지만 소형준의 6⅔이닝 무실점 활약이 팀 승리의 밑거름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KT는 불펜 난조 속에 8회말 유한준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9회초 두산에 결승득점을 내준데 이어 9회말 타선이 침묵해 아쉬움을 삼켰다. 소형준의 존재감은 빛났으나 KT는 남은 4경기에서 3승을 따내야 하는 부담 속에 플레이오프를 이어가게 됐다.
[소형준. 사진 = 고척돔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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