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국대 사이드암은 예고대로 불펜투수로 변신했다. 완벽한 투구는 아니었지만, 이름값을 했다.
KT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 중 하나가 튼튼한 선발진이었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고영표, 소형준, 배제성에 시즌 막판 군 복무를 마친 엄상백까지 가세, 6선발을 꾸렸다.
실제 엄상백이 잔부상으로 이탈하면서 6선발을 제대로 가동하지는 않았다. 대신 5선발은 시즌 내내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삼성과의 페넌트레이스 1위 결정전을 마치고 관심사는 누가 한국시리즈 선발진서 '빠질까'였다.
모두 쟁쟁한 투수다. 이강철 감독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졌다. 결론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도쿄올림픽까지 경험한 '국대 사이드암' 고영표다. 이 감독이 고영표를 불펜으로 빼낸 건 고영표에 대한 신뢰가 컸기 때문이다. 소형준이나 배제성보다 결정구, 커맨드에서 우위라고 봤다.
이 감독은 "2006년 이후 한국시리즈를 보면 선발투수가 5이닝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다"라고 했다. 포스트시즌은 절대 지면 안 되는 경기이니 선발투수 교체 시점이 페넌트레이스보다 빠를 수밖에 없다. 압도적인 에이스가 아니라면 4~5이닝을 넘는 투구가 쉽지 않다.
그래서 경기 중반, 6~8회를 책임질 확실한 셋업맨이 있는 팀이 시리즈 주도권을 잡는데 유리했다. 이 감독은 그 역할을 할 투수가 고영표라고 봤다. 고영표는 실제 15일 2차전서 출격했다. 6-0으로 앞선 7회초에 선발투수 소형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괜찮았다.
사실 이 감독은 타이트한 상황서 고영표의 2~3이닝 완벽투를 기대했다. 그러나 1~2차전 모두 KT의 일방적 흐름으로 전개되면서 고영표로선 오히려 집중력이 살짝 떨어질 수 있었다. 고영표는 7회 등판하자마자 양석환을 커브로 루킹 삼진 처리했고, 1사 1루서 김인태를 패스트볼로 1루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8회에는 2사 후 강승호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기도 했다. 강승호는 1차전서도 2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격감이 좋은 상태였다. 이 감독은 고영표를 내리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조현우를 냈으나 결과는 1실점이었다. 조현우가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고영표의 실점으로 기록됐다.
그래도 충분히 좋은 투구였다. 무엇보다 1~2차전서 1⅔이닝, 19개의 투구수만 기록했다는 점에서 하루 쉬고 17일부터 재개될 시리즈 중반을 준비하는 KT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3~4차전서 여차하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고영표.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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