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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아마도 전세계적으로 드문 케이스 일 듯 하다. 남매가 같은 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둘 다 한 나라의 국가대표 팀에 나란히 선발되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첼시 스타인 리스 제임스(23)와 여동셍 로렌 제임스(21) 남매 이야기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최초로 같은 클럽에서 활약하고 같이 국가대표로 선발된 남매로 ‘살아있는 꿈(living dream)’이라고 불린다.
‘더 선’은 6일 ‘남매의 성공스토리’를 보도했다. 우선 동생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5일 월드컵 예선전 오스트리아와의 경기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공격수인 로렌은 이날 경기에서 교체멤버로 출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처음 출전했다.
로렌이 바로 첼시의 수비수인 리스 제임스의 여동생이다. 리스 제임스도 지난 5일 첼시와 6년 재계약을 맺었다.
제임스는 첼시 유소년 출신의 수비수이다. 6살 때부터 첼시와 인연을 맺은 제임스는 지난 2019년 첼시 1군에 데뷔했고 팀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렇게 같은 날 남매가 동시에 기쁨을 맛보게 된 것이다.
동생이 국가대표로 데뷔함으로써 영국 역사상 최초로 국가대표로 뛴 남매로 역사에 남게 됐다. 리스도 지난 해 10월 웨일스전에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이에 앞서 남매는 나란히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로렌은 지난 해 7월 첼시 여자팀과 4년 계약을 맺었다. 오빠 리스는 2005년 첼시 유스팀에 입단한 후 지금까지 줄곧 첼시 소속이었다. 임대로 1년 위건 애슬레틱 FC에서 뛴 후 지난 2019년 첼시로 돌아와 데뷔전을 치렀다.
남매의 성공에는 아버지가 있었다. 나이젤 제임스도 한때 유망한 축구 선수였다고 한다. 하지만 오토바이 사고로 꿈을 접은 후 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자신의 이름을 딴 엘리트 코칭 아키데미를 운영하며 어린 선수들을 지도했다.
아버지와 리스, 로렌 뿐 아니라 형인 조수아도 풀럼과 레딩에서 선수로 뛰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삼남매는 함께 공을 차며 축구 선수로 성장했다. 여기에 아버지는 기술과 전술을 가르쳤다.
리스는 블루스 공식 웹사이트에 이렇게 자랑했다.“분명한 것은 아버지로부터 형이 축구를 배웠다. 나는 형이 연습을 하는 것을 보고 축구를 시작했고 나를 보고 여동생이 축구를 시작했다.”
리스는 “우리는 매일 같이 공원에서 함께 공을 갖고 놀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는 모두 기량이 나아졌다”며 “집 뒤에 있는 축구장에서 매일 축구를 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지난 여름 오빠에 이어 첼시 여자팀에 입단한 로렌도 “우리 삶은 아름다운 축구로 이루어졌다”고 고백했다.
로렌은 “내가 아는 것은 축구, 축구, 축구뿐이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어릴 때부터 축구에 푹 빠져 살았다.
이어 로렌은 “오빠들이 나를 축구에 입문시켰다. 큰 오빠가 풀럼에 있을 때나 작은 오빠가 첼시 아카데미에 있을 때 나는 그곳의 울타리를 향해서 공을 차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항상 축구를 하고 싶었다는 로렌은 결국 지금처럼 첼시에 입단하고 영국 국가대표가 되었다는 것이다.
오빠와 달리 로렌은 아스널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13살 소녀였지만 오빠들과 축구한 경험으로 인해 또래 남자들과 경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8년 맨유로 이적한 로렌은 지난 해까지 40경기에서 22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골게터로 자리잡았다.
오빠 리스는 처음에는 스트라이커였다고 한다. 그러다 미드필더로 내려갔고 결국은 수비수로 전향했다. 이 포지션 변경이 결국 그가 첼시의 최고 수비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라이트백으로 자리잡은 리스는 2017-18 시즌부터 U18, U19 및 U20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리스는 “로렌은 내 여동생이다. 나는 남자축구를 하고 동생은 여자 축구를 한다. 비교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지만 팬들은 남매의 성공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결국 그들은 ‘꿈’을 이루어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0-2021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는 리스와 로렌. 사진=로렌 리스 SN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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