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이것이 홈런왕의 눈썰미인가. 한화 이글스 외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26)가 개막시리즈부터 심상치 않은 파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페라자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2홈런) 1볼넷 2타점 3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한화는 빠르게 페라자 영입을 매듭지었다. 상한액 100만 달러를 안겼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영입했지만 22경기 타율 0.125에 그친 뒤 퇴출당했다. 대체 외인 선수로 닉 윌리엄스를 데려왔지만 68경기 타율 0.244 9홈런으로 아쉬운 성적을 냈다.
시즌이 끝난 뒤 리스트에 있던 페라자와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한화는 "우투의 스위치히터로, 175㎝, 88㎏의 작지만 탄탄한 체형에 빠른 배트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다"라고 소개한 뒤 "열정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젊은 팀분위기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원호 감독은 스프링캠프 당시 "타격 쪽에서는 괜찮은 거 같다. 타격 파트에서도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기대했다.
선수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특히 엄청난 배트 스피드와 빠르게 녹아드는 성격에 높은 점수를 줬다.
팀 내에서 눈썰미가 좋은 '2023 홈런왕' 노시환의 눈에도 페라자의 활약이 보이는 듯 했다.
노시환은 개막 직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페라자는 치는 게 너무 안정적이다. 공 보는 선구안도 좋고, 내가 봤을 때 진짜 잘 칠 듯하다"고 예고한 바 있다.
롯데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30)도 눈여겨 보고 있던 노시환은 "레이예스도 좋아보이지만 페라자한테는 안 된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시범경기 활약만 보더라도 왜 노시환이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있다.
10경기서 타율 0.280 2홈런 7타점 4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홈런을 신고했던 페라자다.
그리고 개막시리즈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23일 개막전에서 멀티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첫 타석 내야 안타, 두 번째 타석 2루타였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멀티 홈런을 터뜨렸다. 0-1로 뒤진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임찬규의 129.4km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돌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KBO리그 데뷔 홈런이었다.
그리고 팀이 2-1로 앞선 6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페라자는 임찬규의 초구 110.9km 커브를 때려 라인드라이브로 우측 담장을 넘겼다. 올 시즌 첫 번째 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확실하게 상대팀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LG가 승부를 피했기 때문이다. 한화가 3-2로 앞선 8회초 임종찬의 볼넷과 최인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 페라자가 등장했고, 백승현이 3볼에 몰리자 결국 고의4구로 내보냈다. 이후 채은성의 3점포가 터지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페라자의 활약 속에 한화는8-4로 승리하며 LG와의 개막 원정 2연정을 1승 1패로 마치게 됐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활약했던 재러드 호잉(2020년 부진) 이후로 외국인 잔혹사를 경험한 한화다. 페라자가 4년 만에 외국인 타자 악몽을 끝낼 수 있는 복덩이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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