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팬들이 뭉클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김강민(한화 이글스)은 지난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맞대결에 7회말 대수비로 출전했다. 9회말에는 한 타석을 소화하기도 했다.
김강민은 2001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지난 시즌까지 23시즌 동안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작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SSG가 35인 보호명단에서 김강민을 제외했고 한화가 김강민을 지명하며 프로 24년 차 만에 처음으로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김강민은 7회말 대수비로 그라운드에 나왔다. 이어 중견수 위치에 자리 잡은 뒤 모자를 벗고 SSG랜더스필드를 찾아온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9회초 2사 후 최재훈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서게 됐다. 최재훈이 볼넷으로 출루하는 순간 SSG랜더스필드에 함성 소리가 퍼졌다. 김강민의 등장곡이 3루 응원석에서 흘러나오자 모든 관중이 김강민의 이름을 연호했다. 또한, 김강민의 응원가를 모두 함께 불렀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강민은 "색달랐다. 제가 응원했던 선수들의 타구를 잡아야 됐다. 그런 부분이 많이 달랐다"며 "뭉클했다. 어찌 됐든 다른 팀이지만 선수 한 명을 위해서 다 같이 응원가를 불러준다는 것이 감동적이지 않나. 많이 감동적이었다"고 밝혔다.
적장 이숭용 감독은 한화 팬은 물론, SSG 팬도 김강민을 응원하는 모습에 대해 어떻게 봤을까. 27일 한화전을 앞두고 이숭용 감독은 "생각의 차이겠지만, 저는 보기 좋았다. 김강민은 저와 팀 메이트는 아니었고 제가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에 팀을 떠난 친구지만, 팬들이 그런 뭉클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SK의 왕조 시절부터 2022시즌 SSG의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까지 모두 경험한 선수다. SK와 SSG에서 낀 우승 반지만 5개나 된다. 2007, 2008, 2010, 2018, 2022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이숭용 감독은 "승패를 떠나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김강민이라는 선수가 우리 팀에서 그 만큼의 업적을 남겼다는 의미다"며 "이렇게 대우받는 것은 야구 선배로서 되게 존경할 수 있는 부분이다. 팬들이 그만큼 해주시는 것도 너무 감사했다. 저는 되게 좋게 봤다. 앞으로 그런 선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팬들이 야구장에 많이 찾아오실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김강민은 27일 맞대결에서도 7회말 대수비로 나와 9회초 한 타석을 소화했다. 이번에도 SSG의 팬들은 김강민을 환영해줬다. 1사 3루 상황에서 우익수 하재훈 쪽으로 뜬공 타구를 보내 희생플라이를 노렸다. 3루 주자 이원석이 태그업해 홈으로 질주했다. 하지만 하재훈의 송구가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됐다. 보살에 성공했다. 김강민은 시즌 첫 타점을 올릴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인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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