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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LA 에인절스가 '북극곰' 피트 알론소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돈보다는 계약 기간이다. 에인절스에겐 그럴만한 이유들이 충분하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등 현지 복수 언론은 3일(이하 한국시각) LA 에인절스가 '북극곰' 피트 알론소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64순위로 뉴욕 메츠의 선택을 받은 알론소는 2019년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첫 시즌부터 알론소의 재능은 대폭발했다. 161경기에 나서는 동안 무려 5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155안타 120타점 103득점 타율 0.260 OPS 0.941로 폭주했다. 데뷔 첫 시즌부터 올스타로 선정된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에 오르면서 신인왕 타이틀까지 손에 쥐었다.
정교함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언제든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낼 수 있는 파워만큼은 확실했다. 알론소는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이 열린 2020시즌에는 57경기에서 16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2021시즌에는 152경기에 출전해 147안타 37홈런 94타점 81득점 타율 0.262 OPS 0.863으로 승승장구의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2022시즌에는 160경기에 나서 무려 131개의 타점을 쓸어 담으며 타점왕 타이틀까지 확보했다.
그리고 알론소는 지난해에도 154경기에서 46홈런을 기록하며 데뷔 시즌 이후 가장 많은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버리는 등 123안타 118타점 92득점 타율 0.217 OPS 0.822를 기록했고, 이에 메츠는 '집토끼'를 사수하기 위해 일찍부터 연장계약을 추진했다. 메츠의 제안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메츠는 당시 알론소에게 7년 1억 5800만 달러(약 2318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금액으로 알론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순 없었다.
결국 알론소는 연장계약에 도달하지 못한 채 2024시즌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커리어 최악의 한 해였다. 162경기에 나서는 동안 34개의 홈런을 기록했으나, 타율 0.240 OPS 0.788로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내게 됐고,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긴 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오게 됐다. 그리고 현재는 뉴욕 메츠의 잔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지난달 27일 "현재 메츠와 알론소의 협상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떠난 것은 아니다. 메츠는 이전에도 이렇게 큰 간극을 좁힌 적이 있다. 하지만 빠르게 계약을 맺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면서 "메츠는 1루수에서 다른 옵션을 고려하고 있지만, 알론소는 메츠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알론소에게 불리하게 작용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LA 에인절스가 알론소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에인절스는 알론소가 원하는 금액을 안겨줄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은 갖추고 있다. 에인절스는 과거에도 마이크 트라웃과 앤서니 렌던 등에게 큰 규모의 계약을 안겨준 경험이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바로 계약 기간이다. 알론소 입장에선 긴 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에인절스의 입장은 다르다.
에인절스는 장기계약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밖에 없다. '레전드'로 불리는 알버트 푸홀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12시즌 동안 1814경기에 출전해 2156안타 469홈런 1397타점 타율 0.326 OPS 1.031로 활약하자, 10년 2억 5400만 달러(약 3726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겼는데, 에인절스에서는 10시즌 동안 1181경기에서 1180안타 222홈런 타율 0.256 OPS 0.75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과는 2019시즌에 앞서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6255억원)의 연장계약을 안겼는데, 매우 실망스러운 행보의 연속이다. 연장계약 이후 각종 부상으로 인해 6시즌 동안 출전한 경기가 453경기에 불과하다. 건강하지 못한 까닭에 성적도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7시즌 동안 916경기에서 994안타 136홈런 타율 0.290 OPS 0.859를 기록한 앤서니 렌던에게는 2020시즌에 앞서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593억원)의 계약을 체결했으나,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에인절스에서 257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성적도 224안타 22홈런 타율 0.242 OPS 0.717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장기계약과는 연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알론소도 올해 OPS가 0.800 이하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만큼 5년 이상의 장기 계약의 리스크는 상당할 수 있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63승 99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허덕였다. 어떻게든 꼴찌에서 탈출하고 꿈에 그리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 이에 알론소는 분명 매력적인 카드. 하지만 그동안 장기계약에서 피를 봤던 만큼 에인절스가 어떤 선택지를 가져갈지 지켜볼 일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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