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신문로 노찬혁 기자] 허정무 후보가 불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KFA)장 선거에 출마한 허 후보는 3일 축구회관 2층에서 '제55대 KFA 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허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과 공약을 발표했다.
이번 KFA 회장 선거는 12년 만에 경선으로 펼쳐진다. 허 후보를 비롯해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KFA 회장과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교수는 KFA 회장직을 두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허 후보는 이날 KFA 선거운영위원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인 걸 알고 시작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불공정과 불투명의 극치였다. KFA 선거운영위원회의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선거 관리는 선거운영위원회 명단 공개를 거부하는 것부터 의혹을 사고 있다. 선거인 명부 작성도 제3자 참관 없이 추첨을 했다. 이는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말했다.
투표 방식도 비판했다. 허 후보는 그동안 전지훈련에 돌입하는 지도자와 선수들을 위해 사전 투표와 온라인 투표 방식을 제안했지만 KFA 선거운영위원회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허 후보는 "후보자는 해외 전지 훈련 중인 프로구단 선수, 감독과 현장에서 땀을 리는 아마추어팀의 지도자나 선수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협회와 선거운영위원회는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정당한 선거권 행사를 보장할 온라인 투표, 사전투표를 거부했다"고 언급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신청한 감사 결과에 대한 재심의 신청 거부에 대해서는 "위법, 부당한 업무 처리로 협회는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2000억에서 2500억에 달하는 보조금 중단은 앞으로 협회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것인데 책임 규명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허 후보는 "나는 평생 스포츠인으로 살면서 페어플레이 정신을 지키려고 노력해왔다"며 "소중한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 신중히 고민해 무엇이 축구 발전을 위한 것인지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 대한민국 축구 미래의 100년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허정무 KFA 회장 후보 기자회견 일문일답]
- 축구협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나는 이번 가처분 신청을 축구 팬들이나 국민들이 많은 점을 모르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반드시 알려야 하고 다음 선거부터는 투명한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가처분 신청에서 언론인들 많은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투표를 배제하거나 회피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끝까지 완주하겠다.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해서 8일 투표에 참가하겠다.
-정책 토론회 적극적으로 개최할 의지가 있는지?
선거운영위원회에 이런 문제점을 매번 질의를 해왔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사전 투표에 대한 부분도 전날(2일) 불가능하다고 통보를 받았다. 사실 이런 모든 문제점을 정몽규 후보, 신문선 후보와 공개 토론회를 통해 빨리 공유했어야 했다. 나는 문을 열고 기다렸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토론 제의를 지금이라도 하고 싶다.
-토론회가 열린다면 정몽규 후보에게 어떤 문제를 가장 언급하고 싶은지?
모든 문제, 관련된 제의라도 응하려고 한다. 공약에 관한 부분, 선거운영위원회, 협회 운영도 다 좋다. 국민들과 팬들이 보는 앞에서 토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1월 8일이 선거일이다. 5일밖에 남지 않았다. 3~4번 토론을 통해 공약과 비전을 공유해야 하는데 5일밖에 남지 않아 이런 상황이 참 안타깝다.
-다른 협회 회장 선거는 잘 진행되고 있는데 가처분 신청이 어떤 차별점이 어떤 게 있는지?
상급기관인 대한체육회도 실제로 일정, 선거인을 공개하고 선거인 명부 추첨 참관인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했다. 축구협회만 하나도 아는 게 없다. 이거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절대 앞으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어떤 경우에는 선거인이 포함됐다고 통보가 오고 그 다음에 전화가 와서 개인 정보 동의서를 제출해 달라는 사례도 있었다. 이게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 규정에도 나와있는데 규정을 어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KFA 선거운영위원회의 행동이 시스템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시스템이 어떻게 돼 있는지 모르겠지만 명단을 공개한다면 후보자 측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그 자체가 없다. 현재 KFA 선거운영위원회에서 하는 일은 우리도 모르고 있다. 회의가 몇 번 이뤄졌고, 회의록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규정의 잘잘못을 떠나 실행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대한체육회만 비교해봐도 차이가 난다. 대한체육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희의 규칙에 따라 선거인 열람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5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신문선 후보와의 단일화 계획도 있는가?
완주는 변함은 없지만 단일화에 대해 항상 열어 놓고 있다. 신 후보는 해설, 마케팅 분야에서 훌륭한 분이다. 5일이라는 시간이 며칠 남지 않은 것 같지만 여유도 있다. 축구를 위한 마음이 서로 통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구체적인 의견 교환은 없지만 관련된 모든 건 열어 놓고 생각하겠다.
-단일화나 정책 토론회를 적극적으로 제안을 할 생각은 없는지?
이 자리를 빌어 제안을 하겠다. 메아리가 있어야 소리치는 사람도 의미가 있다. 아무리 얘기해도 답이 없다면 상당히 맥이 빠진다. 일부 언론에서 정책 토론회를 제의한 걸로 알고 있다. 답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토론회는 지금이라도 당장 하자는 의견을 갖고 있다.
-축구협회나 선거운영위원회에 정책 토론회를 제안을 한 적이 있는가?
내가 구체적으로 한 적은 없다. 제의가 오는 것은 환영한다고 말씀드렸다. 신문선 후보가 제안을 했고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답변했는데 정몽규 후보 측은 답변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 후보가 적극적으로 화답한다면 하루빨리 토론회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몽규 후보도 하겠다고 한다면 토론회를 추진하실 의사가 있는지?
이 자리를 빌어서 제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제의를 그동안 안 한 것은 신문선 후보도 했었고 매체에서도 제의를 했었지만 답이 없었다. 우리가 선거운영위원회에 방법도 질의를 했지만 답이 없었다. 이런 쪽으로 생각했을 때 조금이라도 의지가 있나 싶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제의를 한다. 장소나 이런 부분은 언론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어려운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하지 못한 것이지 의지만 있다면 분명히 할 수 있다.
-KFA와 정몽규 후보는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회장이 된다면 비판을 수용할 의지가 있는지?
잘못됐던 건 문체부 감사를 통해 27개 항목이 나왔다. 유소년은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인제 축구 경기에서 주심 1명만 심판을 본다. A팀에서 경기를 뛰던 선수가 다음날 B팀으로 이적해도 아무런 대책도 없다. 한 팀에서 두 팀으로 나눠 출전하는 기괴한 형태도 보이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위약금 문제도 밝히지 않고 있다. 선임 과정을 보면 분명히 전력강화위원회, 기술발전위원회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모든 분야에 대해 말하면 길어질 것 같다. 이제는 한국 축구가 월드컵 8강을 노릴 때다. 세계 10위권도 꿈은 아니다. 부실한 밑바닥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세우고 기능을 발휘하게 만들어 '제2의 손흥민, 제2의 김민재, 제2의 이강인'이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잘잘못을 나열하면 많겠지만 반대로 과연 12년 동안 무엇이 잘못됐는지, 발전했는지 살펴본다면 답은 빨리 나올 거라 생각한다.
-선거운영위원회에서는 특정 후보 쪽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없었다고 하는데?
선거운영위원회에서 그렇게 말했다면 우리가 질의한 상황에 명쾌하게 대답부터 설명부터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선거인 명단을 어떻게 작성했고, 몇 사람이 어떻게, 언제 회의를 개최했는지, 194명에서 173명으로 줄어든 이유는 무엇인지, 세세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책 토론회 이야기가 나오니까 또 떠 넘기듯 애기하고 있다. 제대로 일을 하는 건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신문로=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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