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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욕심부리지 말자"
'MLB.com'은 8일(한국시각)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입성을 앞두고 있는 사사키 로키와 면담을 진행한 팀들의 순위를 매기는 시간을 가졌다.
고교 시절부터 160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일본프로야구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까지 사로잡았던 사사키는 일단 일본에서 먼저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입단 첫 시즌엔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않고 프로에 어울리는 몸을 만드는데 집중하면서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데뷔 2년차였던 2022시즌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사사키는 2022년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의 활약을 바탕으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해 메이저리그 수준의 선수들을 상대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가치를 드높였다. 이에 사사키는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으나, 치바롯데 마린스의 허락을 받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8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한 뒤 드디어 구단의 결단을 이끌어내면서, 현재 빅리그 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포스팅이 됐지만, 현재까지 사사키의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사사키에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25세 미만의 선수는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하는데, 이 선수들에게는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 '보너스풀'로 불리는 이 금액은 매년 초기화가 되며, 그 날짜가 1월 16일이다. 일반적인 포스팅 시스템으로 빅리그에 입성하는 선수들과 달리 많은 금액을 받지 못하는 사사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쓸 수 있는 금액을 모두 베팅해야 하는 만큼, 보너스풀이 리셋된 후 계약이 맺어질 전망이다.
12월 포스팅이 된 사사키는 계약을 맺진 않았지만, 각 구단들과 차례로 만남을 가졌다. 현재 알려진 팀으로는 LA 다저스를 비롯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그리고 최근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구단명이 공개되지 않은 한 팀도 사사키와 대화를 나눈 상황이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사사키의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다저스를 꼽는다. 다저스는 2023년이 끝난 뒤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했을 당시 이미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치바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영상 수상자' 댈러스 카이클도 '뉴욕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다저스와 계약설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사키의 에이전트인 조엘 울프는 '사실무근'이라며 펄쩍펄쩍 뛰었다.
이러한 가운데 'MLB.com' 마이크 페트리엘로가 사사키와 대화를 나눈팀의 랭킹을 선정했다. 페트리엘로는 1위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꼽았다. 샌디에이고는 WBC에서 친해진 다르빗슈 유의 존재로 인해 다저스 다음으로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평가받고는 있지만, 1위로 선정 한 것은 모두가 다저스를 외치는 상황에서 의외의 선택이었다.
페트리엘로는 "샌디에이고는 절실하다. 조 머스그로브가 팔꿈치 수술로 인해 올 시즌을 결장하게 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는 딜런 시즈-마이클 킹-다르빗슈 밖에 없다.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수많은 선수들과 윈나위 계약을 맺고 있지만, 샌디에이고는 지금까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며 "샌디에이고는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의 트레이드를 논의 중인데, 이를 반전시킬 수 있는 것이 사사키다. 매우 현실적이며 가능성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페트리엘로는 사사키의 유력 행선지 2위로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선정했다. 윌리 아다메스 이후 성가를 거두지 못했고, 흥미롭지만 검증이 되지 않은 선발진에 플러스 요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3위로 시카고 컵스, 4위 뉴욕 메츠, 5위 뉴욕 양키스, 6위 텍사스 레인저스를 선택, 모두가 외치고 있는 다저스를 7위로 골랐다.
'디퍼'를 활용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전력을 다지고 있는 다저스가 사사키까지 영입하게 되는 것이 곱게 보이진 않는 모양새. 페트리엘로는 "다저스는 아마도 또 다른 선발 투수가 필요하겠지만 '욕심부리지 말자'고 하고 싶다. 다저스는 블레이크 스넬을 FA로 영입했고, 건강한 오타니를 마운드로 복귀시킬 예정이다. 클레이튼 커쇼가 복귀할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사사키는 16일부터 24일 내에 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일주일 뒤 사사키의 행선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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