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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건창이 200안타 치고 2루에서 베이스 잡고 들어올리면서…”
KIA 타이거즈 심재학 단장은 놀랍게도 2014년 10월17일 목동 SK 와이번스전을 생생히 기억했다.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서건창이 1회말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뽑아내며 대망의 200안타를 달성했다. 서건창은 201안타로 정규시즌을 마치면서 MVP를 거머쥐었다. 52홈런의 박병호를 제칠 정도로 대단한 임팩트를 뽐낸 시즌이었다.
심재학 단장은 9일 전화통화서 “그때 200안타가 기억난다. 1루에서 2루까지 가서 베이스를 잡고 들어올리면서 베스트 포토상을 받았다”라고 했다. 심재학 단장의 기억은 정확했다. 서건창은 당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골든포토상을 받았다.
심재학 단장은 당시 넥센의 주루코치였다. 서건창이 200안타를 치고 2루에 들어가자 2루로 달려가서 서건창을 번쩍 들었다. 본지 사진자료에도 고스란히 10년 3개월 전 그날의 감동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2014년 서건창은 참 대단했다.
인간은 세월을 이길 수 없다고 했나. 서건창의 영광은 2010년대 후반에 무너졌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막판 부진했고, 2021시즌 전반기를 마치고 정찬헌과 1대1 트레이드로 친정 LG 트윈스로 갔다. 그러나 LG에서 뛴 2년 6개월 내내 부진했다. 그 사이 FA 자격을 세 차례나 미뤄야 했다.
올 시즌 94경기서 타율 0.310 1홈런 26타점 40득점 OPS 0.820 득점권타율 0.344로 부활했다. FA 4수만에 권리를 행사했고, 9일 KIA와 1+1년 5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대박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부활 그 자체에 대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는 있다.
심재학 단장은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죠. 그때는 피크였다. 지금은 나이가 전성기에서 하향세를 맞이하는 것이니까. 그래도 작년 우승에 큰 역할을 해줬다. 2023년 성적에 비하면 비약할만한 발전을 이뤘다”라고 했다.
서건창은 과거 상체를 최대한 꼬는 듯한 자세를 통해 중심을 뒤에 두는 타격 폼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타격을 보면 히팅포인트가 많이 앞으로 나왔다. 선수는 나이가 들면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법이다. 서건창은 변화를 받아들여 재기에 성공했다.
심재학 단장은 2014년 서건창과 2024~2025 서건창이 다르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2014년엔 주루코치였지만, 타격코치로도 서건창을 지도했다. 서건창이 고생 끝에 재기하는 과정까지 단장으로 지켜봤다. 이범호 감독도 그렇지만, 심재학 단장 역시 서건창의 잔류를 원했다. 대신 계약은 비즈니스다. 서건창이 현재 상황서 대박을 치는 건 쉽지 않았다.
심재학 단장은 “선수가 FA 계약을 할 때 아무리 많이 받아도 만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서건창도 FA 권리를 분명히 행사할 수 있다. 감독님도 우리가 올해 성적을 내는데 건창이에 대한 필요성을 말씀하셨다. 계약이 늦어지면 캠프가 코 앞이라…서건창도 납득했고 지금 조건에 계약했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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